[기상의 날] 봄비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지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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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봄에 비가 많이 오면 밭 작물의 생육이 좋아지고 모심기도 잘돼 풍년이 들게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낙네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인심이 후해진다는 뜻인데요. 강원도 태백이 전래 없던 물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태백에도, 강원도 주민들의 마음에도 봄비가 내려 올 한해 풍년이 들고 살림살이도 넉넉해졌으면 좋겠습니다.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과 관련된 날씨 속담을 모아봤습니다.

▶봄

○벚꽃이 일찍 피면 풍년이다.
계절 진행이 평년보다 빠르다는 것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찍 발달해 기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작물 성장도 함께 빨라진다.

○봄눈과 숙모 채찍은 무섭지 않다.
봄눈이 아무리 많이 내려도 곧 녹으므로 겁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봄비가 많이 오면 아낙네 손이 커진다.
봄에 비가 많이 오면 밭 작물의 생육이 좋아지고 모심기도 잘돼 풍년이 들게 된다. 아낙네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인심이 후해진다는 뜻이다.

○곡우에 비가 안 오면 논이 석 자가 갈라진다.
4월 20일경이면 농가에서 씨앗을 파종하게 된다. 이때 비가 안 오면 파종한 씨앗이 싹이 트지 않게 되어 농사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로서 가뭄을 심하게 타게 된다는 뜻이다.

▶여름

○여름 비는 소 잔등을 가른다.
여름 소나기는 국지성이 매우 강하므로 소의 잔등도 비 맞는 부분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유두날 비가 오면 연 사흘 온다.
유두일(양력 7월 19일경)은 장마 기간에 속해 있다. 따라서 이때 비가 오기 시작하면 계속 며칠 동안 많은 비가 오게 마련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8월 22일경인 처서 즈음엔 벼 꽃이 한창 필 때다. 이때 비가 오면 꽃가루 수정이 안돼 벼 쭉정이가 많이 생긴다. 곡물생산량이 뚝 떨어진다는 뜻이다.

○처서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
처서에 비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는 뜻. 여름내 정성들여 가꾼 오곡이 마지막 결실의 때를 맞아 맑은 바람과 따뜻한 햇볕의 기운을 받아 누렇게 익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비가 내리게 되면 곡식이 제대로 여물지 않아 1년 농사의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마 끝물의 참외는 거저 줘도 안 먹는다.
장마 때는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과일 맛이 떨어진다. 장마 뒤에 먹는 참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빗물로 인해 썩는 참외도 적지 않다. 어떤 사람이 단물을 빼먹고 껍데기라도 먹으라고 주는 특정 거래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는 말이다.

○3년 가뭄은 견뎌도, 한 달 홍수는 못 견딘다.
가뭄의 피해는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홍수 피해는 견디기 힘들다는 내용이다.

○어정칠월 건들팔월
칠월과 팔월이 어정어정 또는 건들건들하는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는 뜻으로, 이무렵이 되면 추수할 일만 남았으므로 농촌이 한가해진다는 것을 빗대어 이른 말이다.

▶가을

○입동 전 가위 보리다.
충청도 지방에서는 입동 전에 보리 싹이 가위처럼 두 잎이 나야 보리가 잘 자란다고 판단한다.

○가을비는 빗자루로도 피한다.
일반적으로 가을에 오는 강수량은 적은 편이다. 이 때문에 가을비는 빗자루로 가려 막을 수 있다는 속담이 생겨난 것.

○가을 무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
겨울이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해에는 가을 무들이 월동 준비로 뿌리를 길게 내린다는 뜻이다.

○가을비엔 장인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한다.
가을비는 잠깐 동안 조금 내리기 때문에 어디서나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겨울

○동짓날이 추워야 풍년이 든다.
겨울 시작을 알리는 동짓날 날씨가 추워야 병해충이 빨리 죽는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풍년이 들게 된다.

○동지섣달에 북풍이 불면 병해충이 적다.
추운 동짓날 북에서부터 찬 바람이 불면 병해충이 얼어 죽는다는 뜻이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든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의 싹을 덮으면서 보온작용이 일어나 보리가 고사하는 일이 없어 풍작이 된다는 뜻이다.

○쥐구멍에 눈 들어가면 보리농사 흉년 된다.
맥류 등 월동작물은 겨울에 눈이 쌓이면 보온이 되지만 바람이 불면 눈이 흩날려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바람 때문에 눈이 쥐구멍에 들어간다면 그 해는 흉년이 된다는 뜻이다.

정리=이지은 기자
자료출처=630 예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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