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의날] STX조선은 ‘비오기 2시간 15분’ 전에 뭐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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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은 조선업계에서 기상정보를 잘 활용하는 회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06년 7월 제3호 태풍 ‘에위니아’가 남해안을 강타했을 때 경남 진해에 있는 STX조선은 태풍이 오기 5일 전부터 ‘에위니아’의 이동 경로를 면밀히 파악하기 시작했다.

STX조선은 진해가 태풍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배 짓는’ 작업을 전면 중단했다. 그리고 작업장 설비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 덕분에 진해 조선소는 큰 피해 없이 태풍을 비켜갈 수 있었다.

건조 작업은 대부분 옥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도장 작업 중 예상하지 못한 비가 내리면 이미 개봉한 페인트와 희석재 등을 전량 폐기해야 한다. 또 도장한 부분을 베껴낸 후 다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다.

STX조선은 2005년 부산지방기상청 등의 도움으로 조선기상정보시스템을 구축, 직원들에게 날씨 정보를 휴대폰 문자로 보내고 있다. 부산기상청의 기상 예보 분석 결과 강수대비시간은 평균 2시간 15분으로 나왔다. 이는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한 뒤 실제로 비가 내릴 때까지의 시간을 말한다.

STX조선 직원들이 작업(8시~18시)중 강수(0.1m 이상), 도장 (습도 85% 이상), 용접 (풍속 10㎧ 이상), 선박 이동 (풍속 15㎧ 이상), 옥외작업 (30도 이상)에 관련된 문자를 받으면 현장 반장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일시 중단한다.

STX조선은 이같은 날씨 경영으로 연 50~6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추산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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