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회견후 야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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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야권은 이회창 신한국당총재 회견을 여권 대분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국민회의.자민련.민주당.국민신당 (가칭) 이 모두 공통적 인식아래 자신들에 유리한 정국 설계에 골몰했다.

국민회의는 李총재가 비 (非) DJP진영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영삼대통령과의 결별이라는 자해 (自害) 를 감행한 것으로 해석하면서 한층 '부자 몸조심' 의 태도를 보였다.

장성원 (張誠源) 기조실장은 "새삼스러운 3金청산론의 배경엔 끝간데 없이 하락하는 지지율,끝없이 제기되는 당내 후보 교체론과 이인제 (李仁濟).조순 (趙淳) 후보의 끝없는 도전등 '3끝' 현상이 자리잡고 있다" 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李총재의 위기는 해소될 수 없으며 오히려 본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는게 국민회의 당직자들의 시각이다.

박지원 (朴智元) 특보는 "정치는 적을 극소화하고 동지를 극대화해야 하는데 李총재는 거꾸로 가고 있다" 고 촌평했다.

국민회의는 李총재가 후보직에서 물러날 의향이 없음을 명확히 한 이상 신한국당내 각 계보가 셈을 끝내는대로 대 난투극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李총재와 당내 민정.민주계 중진, 평의원들의 이해가 모두 다르므로 '불안정한 힘의 균형' 아래 장기화할 것이란 견해다.

대선 이후 당권 향방까지를 겨냥한 투쟁을 점쳤다.

자민련은 李총재의 회견으로 여권 분열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국민회의와의 단일화에 더욱 힘을 쏟는 분위기였다.

민주당은 내심 이번 기회에 李총재를 흡수할 수 있길 바라는 눈치. 조순후보는 즉각 간담회에서 李총재를 자신이 연대 대상으로 규정한 '건전세력' 으로 해석하고 회동의향을 밝혔다.

가칭 국민신당의 이인제후보는 金대통령과 신한국당 민주계가 자신을 지지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야권은 李총재가 제기한 지정기탁금제 폐지방침에 대해서는 "야당 요구를 뒤늦게 수용한 것" 이라며 "폐지하지 않아도 은행계좌까지 폭로하는 당에 무슨 돈이 가겠느냐" 고 평가절하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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