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프랑스로]1.최용수 "아시아 무대는 좁다"…최종예선 7골·2어시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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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96년 12월, 이란에 6 - 2로 대패하며 아시안컵 8강 탈락. 97년 10월, 우즈베키스탄을 5 - 1로 대파하며 파죽의 5승1무로 월드컵 본선 4회 연속진출 사실상 확정. 신화는 그렇게 창조됐다.

월드컵 본선에서 대망의 첫승을 따내고 8강에 진입하는 것. 또 하나의 신화창조를 위한 시리즈 '가자! 프랑스로' 를 연재한다.

편집자

'독수리' 최용수 (24.상무) . 날카로운 눈매가 독수리를 닮았다.

먹이를 발견하면 반드시 낚아채는 순발력과 집중력도 닮았다.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최용수의 모습은 바로 '독수리' 였다.

지난 5월 황선홍 (포항) 이 무릎 부상악화로 수술을 받아 최종예선 출전이 불가능해지자 차범근 감독은 나락에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재기가 번뜩이는 게임메이커 윤정환 (SK) 과 고종수 (삼성) 마저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빠져나가자 월드컵 대표팀은 만신창이가 됐다.

차감독은 '최후의 보루' 인 최용수를 믿을 수밖에 없었고 최용수는 차감독의 기대에 1백20% 부응했다.

한국이 아직 2게임이나 남겨놓은 상태에서 본선 직행 티켓을 예약, 월드컵본선 4회 연속진출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최용수다.

한국이 치른 6게임에서 골이 터질 때마다 거기에는 거의 모두 최용수가 있었다.

자신이 직접 골을 넣거나 어시스트를 하는등 기여를 했다.

6게임에서 7골.2어시스트. 최용수가 가는 곳에 골이 따랐다.

카자흐스탄과의 첫게임에서 해트트릭. 한국의 파죽지세를 알리는 서곡이었고 득점행진의 시작이었다.

초반 최대고비였던 한.일전에서 최용수는 상대 수비수인 오무라가 완전 밀착마크하는 가운데서도 서정원의 동점골과 이민성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했다.

아랍에미리트전에서는 비록 공식으로 어시스트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하석주의 첫골과 유상철의 페널티킥도 모두 최용수로부터 비롯됐다.

1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원정경기는 최용수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초반 위태위태하던 경기는 전반 18분 최용수의 한방에 의해 완전히 한국페이스로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승으로 연결됐다.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병폐인 '문전처리 미숙' 은 적어도 최용수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183㎝의 큰키를 이용한 헤딩, 오른발.왼발을 가리지않는 전천후 슈팅은 상대수비를 농락한다.

그는 올림픽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였지만 차범근 사단에는 끼지도 못하다 지난 4월 뒤늦게 합류했다.

그러나 황선홍.김도훈.노상래등 프로축구 최고의 골잡이들에게 가려있던 교체선수였다.

그런 그가 이제는 월드컵대표팀 스트라이커는 물론 아시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우뚝 섰다.

한국팀을 프랑스 파리 생드니 구장으로 이끌면서 - .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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