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초점]정형근의원,친정 안기부에 "직무유기" 성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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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의 정형근 (鄭亨根) 의원이 17일 또다시 'DJ 저격수' 로 나섰다.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감사에서 안기부 출신인 鄭의원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를 공격하기 위해 친정인 안기부를 여지없이 비판했다.

그의 질의가 계속되는 동안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은 삿대질과 야유를 끊임없이 보냈다.

참다 못한 조찬형 (趙贊衡) 의원은 鄭의원 앞으로 달려가 질의하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위쪽으로 올려버리기까지 했다. 그 바람에 한차례 정회소동도 빚어졌다.

鄭의원은 오익제 (吳益濟) 전천도교 교령의 월북사건을 공격소재로 삼았다. "金총재는 吳씨와 전화통화도 한 일 없으며, 단둘이서 식사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안기부 조사내용을 입수한 결과 거짓임이 드러났다" 며 그 '내용' 을 쭉 읽어 내려갔다.

"金총재가 87년과 92년 천도교 교당을 방문했을때 吳씨가 행사를 안내하거나 주관했다. 93년 2월 吳씨가 영국에 체류중이던 金총재에게 인삼.책등을 선물하자 金총재는 자신의 명함뒤에 '고맙다. 6월말 귀국후 뵙겠다' 는 메모를 적어 吳씨에게 보냈다.

金총재와 吳씨는 89년 4월부터 94년 6월까지 63빌딩 일식당, 롯데호텔 지하식당, 마포 가든호텔옆 일식당등지에서 배석자없이 단독으로 만났다."

鄭의원은 "吳씨가 95년 8월 당시 金총재 비서였던 윤철상 (尹鐵相) 의원에게 5백만원을 제공했고, 96년 1월에는 조순형 (趙舜衡) 당시 사무총장으로부터 1백만원을 받았으며, 96년 3월에는 국민회의 후원금으로 1천만원을 냈다" 는 등 상호 금전수수 사실도 공개했다.

鄭의원은 "안기부는 金총재와 吳씨가 친밀한 사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金총재에게 서면조사서를 보냈는데 이는 대공수사 역사상 전례없는 조치로 안기부가 金총재의 눈치를 본 것" 이라고 비난하면서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에게 지시해 안기부로부터 관련 서류를 모두 송치받아 수사토록 하라" 고 촉구했다.

이에 국민회의 의원들은 "여기가 안기부 국감장이냐" (趙洪奎의원) , "비자금 문제로 안되니까 그러는 것같은데 그래도 안된다" (조순형의원) 는 등의 야유를 쉴 새 없이 보냈다.

국민회의 원내총무인 박상천 (朴相千)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鄭의원이 어떻게 金총재와 吳씨가 만난 것을 다 알수 있는가. 특별한 증거도 없이 우리당 총재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유감을 금할 수 없다" 고 반격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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