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도]67.음악 지휘자…어떻게 배출되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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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내 음악계의 미래를 이끌고 갈 차세대 지휘자들은 누구이며 또 어떻게 배출되고 있나. 지난 84년 서울대 음대 대학원에 지휘전공이 개설되기 전까지 음악대학에서 지휘자 양성 프고그램은 전무한 실정이었다.

또 지금도 국내 음악콩쿠르에 지휘 부문은 없다.

80년대 들어 젊은 음악도들 사이에서 지휘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한양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지휘과가 신설되었지만 '악기를 만져볼 기회' 가 주어지지 않는 이상 실전 경험을 쌓을 다른 방법이 없어 다른 분야에 비해 외국유학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귀국후에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악기' 를 놓고 있는 젊은 지휘자들이 많다.

각 교향악단이 부지휘자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중견 지휘자들도 설 무대가 없는 터라 지휘자 육성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향악단 숫자를 늘이기보다 연주회수를 늘여야 한다.

젊은 지휘자 양성에 관해서는 서울시향이 가장 앞서있다.

지난 70년 당시 상임지휘자 원경수씨의 주창으로 서울시향 내에 지휘연구원이 신설돼 82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리허설 참관, 연습지휘 등으로 실무경험을 쌓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서울시향은 '신진지휘자 데뷔콘서트' 를 마련, 외국서 공부하고 돌아온 신예지휘자들에게 무대경험을 쌓게 해주었다.

이들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은 지휘자로는 함신익.정치용.장윤성.성기선씨등이 있다.

KBS교향악단을 여러차례 객원 지휘한 바 있는 함신익 (39) 씨는 91년 피텔부르크 국제지휘콩쿠르에 입상한 후 현재 미국 예일대 음대교수 겸 위스콘신 그린베이심포니 상임지휘자로 있다.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 빈국립음대와 그라츠음악원에서 지휘를 전공한 윤상운 (36) 씨는 지난해 5월 KBS교향악단의 어린이날 음악회를 객원지휘했으며 현재 부산시향 부지휘자 겸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 지휘자로 있다.

서울시향 지휘연구원 1기생 출신인 장윤성 (34.경희대 교수) 씨는 서울대 작곡과 출신으로 대학 재학시절 아르스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이끌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수학, 9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프로코피예프 지휘콩쿠르에 입상했다.

서울대 음대에서 비올라를 전공한 후 커티스 음대에서 지휘를 공부하고 있는 성기선 (30) 씨는 91년 포르투갈 브랑코 지휘콩쿠르에 입상한 후 93년 서울시향의 신진지휘자 데뷔콘서트에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5번' 을 지휘, 국내 데뷔했다.

이밖에도 서울대 작곡과 출신으로 지광윤 (서울로망스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조규진.박영민.강석희씨,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으로 부천시향 부지휘자를 맡고 있는 김강훈씨등이 주목할만한 30대 지휘자로 손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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