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철거민들의 향수 달래주는 리플릿 배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철거되기 전 여러분의 동네는 어떤 모습이었습니까?" 한국전력 울산화력발전처 (처장 송재신)가 철거된 남구용잠.용연.남화동의 옛 모습을 담은 리플릿을 배포, 철거민들의 향수를 달래 주고 있다.

A4 크기에 모두 9장의 사진이 실린 '이 땅의 옛 모습' 이란 이 리플릿은 한전이 최근 2백만원 (1천부) 을 들여 만든 것. 사진중 지난 '69년도의 용잠동' 과 '77년의 남화동' 은 마을 뒤쪽으로 논이 있고 앞쪽으로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한적한 어촌풍경 그대로다.

현재 용잠동은 울산화력발전처 1.2.3호기및 저유소가, 남화동은 화력발전처의 4.5.6호기및 복합화력이 들어서 있다.

이 리플릿은 또 지난 39년 개교, 2천3백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지난 77년 문을 닫은 용잠초등학교의 전경, 플라타너스 아래서 야외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정겨운 모습, 흰 천막 앞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70년대 초의 가을운동회 모습을 담고 있다.

또 공해때문에 내년 2월말 폐교 예정인 용연초등교 학생들이 올 가을 마지막 운동회를 하고 있는 장면과 용연초등교 앞 황암마을의 제당이 실려있다.

철거민들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이 리플릿 첫 페이지에는 웅장한 화력발전소의 모습과 함께 "용의 전설로 가득한 이들 동네에는 넉넉한 인심과 퍼덕이는 어획이 있었다" 고 적고 있다.

한전 울산화력발전처 기획관리부 이상도 (이상도.44) 씨는 "리플릿을 배포한 지난 8일부터 지금까지 약 3백부가 나가는 등 예상외로 철거민들의 호응이 크다" 며 "내년에는 더 많은 사진을 확보, 사진첩을 만들 계획" 이라고 밝혔다.

울산에는 울산.온산공단 조성으로 지난 60년대 초부터 이주대상 7천4백여가구중 지금까지 6천6백58가구가 정든 고향을 등졌다.

문의 78 - 0304. 울산 = 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