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쌍권총' 박종호 진가 발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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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국내 최고의 스위치 타자 박종호 (LG)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왼손투수를 맞아선 오른쪽 타석에서 필요한 한방을 터뜨린다.

1차전 선취타점도 그의 몫. 2회말 2사 1.2루, 오른쪽 타석에서 좌전적시타로 2루주자를 불러들였고 7회말에는 왼쪽에서 큼직한 중월 3루타로 1타점을 더했다.

"왠지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잘될 것같아요. " 평소 말이 없는 편이지만 2차전을 앞둔 박은 자신의 활약을 지켜봐달라고 장담할 정도다.

1차전 2회말의 좌전안타는 유격수 정면타구였는데 삼성 유격수 유중일이 주자를 견제하는 바람에 행운의 안타가 된 것. 운이 자신에게 따를 것같다는 예감이다.

사실 박은 이번 플레이오프의 출장자체가 행운이었다.

시즌 막바지 고질적인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이 도졌던 것. 조심스럽게 운동을 계속해 왔으나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전해져 정상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1차전때 몸은 어느때보다 가벼웠고 그동안 페넌트레이스에서 쌓였던 피로마저 말끔히 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천보성 감독도 박이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자 안도의 숨을 내쉰다.

박의 출장이 갖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박은 팀내 주전 2루수다.

덕분에 타격이 좋은 신국환을 지명타자나 대타로 기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또 천보성 감독이 선발오더를 짤 때도 상대투수가 왼손인지 오른손인지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LG로선 선수기용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25명의 엔트리에서 선수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팀의 입장에서 '쌍권총' 박종호는 진정 귀중한 존재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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