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이탈리아 유럽단일통화 참여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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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사임하는등 이탈리아 정국이 혼란해짐에 따라 이탈리아·스페인·포르투갈등 남유럽 3개국의 유럽단일통화 (ECU) 참여가 예정대로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국 혼란으로 ECU참여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이 불똥이 스페인·포르투갈등에도 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연합 (EU) 관계자들은 이탈리아가 예정대로 ECU에 참여하는데는 별문제가 없을 것이며, 또 설령 이탈리아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오는 99년초부터 ECU 출범의 회원국이 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탈리아의 경제전문가들도 "이탈리아의 정국 불안은 이탈리아 고유의 문제" 며 "스페인·포르투갈이 ECU 출범 초기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 이라고 말한다.

남유럽 3개국은 최근 몇년간 ECU가입조건을 맞추기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최근 남유럽 3개국의 경제는 크게 개선되고, 인플레나 재정적자 수준도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ECU 가입조건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따라 현재 유럽연합 관계자들은 영국·덴마크·스웨덴·그리스를 제외한 나머지 회원국들이 예정대로 오는 99년초부터 단일통화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덴마크·스웨덴등 3개국은 나중에 상황이 달라질지는 모르지만 일단 99년초 단일통화 출범 초기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리스는 가입할 생각은 있어도 현 경제여건이 가입조건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ECU참여와 관련,가장 주목을 받는 나라는 이탈리아가 됐다.

이탈리아는 최근 정치적 위기를 맞기 전에는 그런대로 ECU로 가는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

프로디 전총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 (GDP) 의 6%를 넘던 재정적자 비중을 올해 3%대로 끌어내리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탈리아는 재정적자를 좀더 줄여야할 형편이다.

그러나 이탈리아내에서는 오히려 재정적자 감소에 따른 복지비 감축을 반대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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