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 충격] "정부, 피랍 날짜도 정확히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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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랍과 관련, 한국 정부가 김씨의 피랍 날짜.정황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여권에서 제기됐다. 22일 외교통상부.국방부 등 정부 관계 부처와 열린우리당 통일외교통상 및 국방 분과 소속 의원들 간의 정책간담회에서 정부 당국자가 "김씨의 납치 사실을 가장 먼저 알았던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진술이 오락가락한다"며 "피랍 날짜가 (당초 알려진 것처럼) 17일인지도 확실치 않다"고 했다고 한 참석 의원이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정부는 (17일) 이전에 납치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더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김 사장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정책간담회에선 김 사장이 미군을 통해 부하 직원 김씨의 피랍 사실을 알게 됐다는 부분에 대해 의원들의 추궁이 집중됐다. "미국이 개인에게만 (납치 사실을) 알리고 우리 정부에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면 한.미 동맹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김근태 의원), "최소한 사후에라도 미국 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정의용 의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치권은 이날도 김씨의 석방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오후 아랍계 위성TV방송 알자지라와 인터뷰를 하고 "우리의 파병 목적은 이라크의 평화 회복과 재건"이라며 김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오전 최영진 외교부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김씨의 구출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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