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비밀 방북 계획 아라파트 만류로 취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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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1993년 3월 나는 전쟁을 치르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결심이었다"고 자신의 회고록 '나의 인생'에서 밝혔다. 한.미 언론들은 미국이 북한 핵 위기 당시 선제공격을 계획했다고 보도했었다.

21일(현지시간) 발간된 회고록에서 그는 또 "전쟁을 해서라도 막겠다는 결심을 한 뒤 윌리엄 페리 당시 국방장관에게 3일간 미국이 선제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를 흘리도록 지시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임기 마지막 단계인 2000년 12월 비밀리에 추진해 오던 평양 방문 계획을 취소한 것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중동을 방문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라파트에게 "평화 협상에 의지가 없다면 북한으로 가 또 다른 심각한 안보 위협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라파트는 "(클린턴이) 떠나기 전에 평화 협상을 못 해낸다면 지금처럼 평화에 가까운 상태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이라면서 "평화 협정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니 (북에) 가지 말라고 나에게 호소했다"고 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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