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계산원 ‘다리 혹사 그만해도 되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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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형 마트에서 의자에 앉아 계산하거나 쉬는 계산원들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계산원이 의자에 앉아서 일하고 있다. [뉴시스]


롯데마트는 16일 대덕점과 당진점, 마지막 두 개 점포를 끝으로 전국 63개 점포의 전 계산대에 의자 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말 당시 58개 점포를 시작으로 계산대에 의자를 시범적으로 배치해 본 결과 직원뿐 아니라 고객의 반응이 좋아 이를 이달 초 전국 대다수 점포로 확대한 바 있다. 롯데마트 최춘석 판매본부장은 “고객 설문 조사를 통해 고객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전 지점 계산대에 의자 1200여 개를 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를 찾은 고객 850명이 답한 설문에서는 “앉아서 계산해도 괜찮다”는 응답이 75.6%로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왔다.

지난해부터 센텀시티, 부천 여월점 등 6개 점포에 계산대 의자를 설치한 홈플러스도 이를 이달 말까지 전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 111개 전 점포의 계산대에 2200여 개의 의자를 비치한다는 것이다. 홈플러스 점포지원본부 이원기 이사는 “퇴근할 때 다리가 붓고 발 마사지를 하지 않으면 잠을 잘 못잔다는 계산원이 많았는데 의자 설치 후 몸도 편해지고 업무 효율도 올라간 것으로 판단해 전 점포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안에 전 점으로 의자 배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는 ‘사업주는 지속적으로 서서 일하는 근로자가 작업 중 때때로 앉을 기회가 있을 때에는 해당 근로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의자를 비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건방지다는 인상을 줄 것을 우려한 업계의 관행 때문에 그동안 계산원 대부분은 서서 일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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