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몬스터’에 빠진 양용은·최경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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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 골프장 블루 코스(파72·7266야드).

대부분의 홀에 커다란 워터해저드가 자리 잡고 있어 ‘블루 몬스터(푸른 괴물)’로 불리는 까다로운 코스다.

13일(한국시간) 개막한 PGA투어 WGC CA챔피언십에선 양용은(테일러 메이드)과 최경주(나이키골프)가 블루 몬스터의 희생양이 됐다. 두 선수는 특히 큰 워터해저드가 입을 벌리고 있는 파3의 9번 홀(169야드)에서 각각 3타와 2타를 잃어버리면서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양용은(사진)과 최경주는 1라운드에서 각각 1오버파를 쳐 80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공동 60위에 그쳤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양용은은 17개 홀을 돌 때까지 2언더파를 치면서 무난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마지막 홀인 9번 홀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지면서 악몽은 시작됐다. 1벌 타를 받고 세 번째 샷을 했지만 이번엔 공이 그린 왼쪽의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양용은은 이 홀에서 세 타를 까먹은 끝에(트리플보기) 스코어카드에 ‘6’을 그려 넣어야 했다.

최경주 역시 마지막 9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면서 2타를 까먹었다. 약속이나 한 듯 티샷을 호수에 빠뜨리고 말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스트로크 플레이에 나선 타이거 우즈(미국)는 1언더파(버디 3, 보기 2개)를 쳐 공동 40위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도랄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에 여섯 차례 출전해 한번도 10위권 바깥으로 밀린 적이 없는 우즈는 이날 구름 같은 갤러리 속에서 경기를 펼쳤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3개의 버디 가운데 2개가 파 5홀에서 나왔다.

우즈는 “굉장히 경기를 잘 풀어 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스코어는 1언더파에 그쳤다. 다른 샷은 괜찮았는데 퍼팅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제 1라운드를 마쳤을 뿐”이라고 말했다.

첫날 경기에선 필 미켈슨(미국)과 지브 밀카 싱(인도), 레티프 구센, 막생 프라야드(태국) 등이 각각 7언더파를 몰아쳐 공동선두에 나섰다. 미켈슨은 특히 쇼트게임 감각이 절정이었다. 미켈슨은 이날 3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하고도 버디 9개를 잡아내 선두에 올라섰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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