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사태 뒷얘기 '케네디의 테이프들'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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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간에 핵전쟁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때인 쿠바 미사일 위기가 이달말로 35주년을 맞으면서 당시 케네디 정부의 최고위 참모들간에 오갔던 격론과 욕설까지 고스란히 담은 비밀 녹음 테이프 내용이 '케네디의 테이프들 (Kennedy Tapes)' 이라는 책으로 출간돼 화제다.

하버드대 어니스트 메이.필립 젤리코 두 교수가 그동안 국가기밀로 취급돼온 FBI의 녹음을 입수, 만든 이 책은 케네디 대통령의 지시로 각료회의실과 대통령 집무실에 몰래 설치된 도청 마이크로 녹음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미 군부측은 소련의 미사일 배치 기도를 저지하기 위해 쿠바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원했던 반면 케네디는 신중론을 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략핵을 총괄했던 미 공군 커티스 르메이 장군은 "많은 미국인들이 강공을 원하고 있는데도 당신 (케네디 대통령) 은 이를 막고 있어 큰 곤경에 처하게 될 것" 이라고 면전에서 대통령을 공박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케네디가 방에서 나가자마자 미 해병 소속 데이비드 쇼웁 장군이 " (쿠바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며 욕을 해대는 내용도 들어 있다.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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