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월드컵팀 부진…가모감독 전격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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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일전에서의 패배로 J리그 5개팀이 없어질 판이다. " 지난달 28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월드컵예선 한.일전에서 일본팀이 패배하자 일본의 축구관계자들 사이에서는 J리그의 인기하락을 걱정하는 소리가 부쩍 높아졌다.

이같은 우려는 일본이 4일밤 적지에서 가진 약체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골을 허용해 비기는 바람에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현지에서 즉각 가모감독을 해임하고 오카다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하는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일본이 조2위로라도 프랑스 월드컵에 진출하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일전때 이례적인 관심과 성의를 보인 축구팬들을 보면서 일본 축구관계자들은 승리한다면 불황의 늪에 빠진 J리그까지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 기량면에서는 뒤지지않았지만 패기와 체력면에서 밀려 역전패당하는 바람에 젊은이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식어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이길 것으로 확신하고있었던 카자흐스탄과의 경기까지 무승부로 끝나는 바람에 '축구이탈현상' 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J리그 축구팀에 출자하고 있는 기업들까지 손을 떼려는 현상이 나타났다.

요코하마 (橫浜) 프루겔스에 출자한 건설회사 사토공업은 "J리그에서 철수하려한다" 는 소문이 나돌자 부랴부랴 부인하는 소동을 벌였다.

대기업의 지원이 없는 시미즈 (淸水) 엑스펄스는 누적적자가 15억엔 (약 1백5억원)에 달해 축구팀중 최대의 위기에 빠져있다.

일본 축구계의 실상은 국가대표팀의 활약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도쿄 = 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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