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월드컵축구]한국-UAE전 쐐기골 주인공 이상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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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상윤 (일화) 은 하나의 기적과도 같은 선수다.

28세의 나이에 차범근사단에 합류한 것도 놀랍지만 단숨에 주전 미드필더로 떠올라 한국 공격의 한쪽 축을 떠맡게 된 것도 그렇다.

그는 차범근감독의 작품이다.

차감독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상윤의 발탁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의 극적인 결승골, 아랍에미리트 (UAE) 전에서의 쐐기골로 이어지는 일련의 '공정' 을 통해 '이상윤 신화' 를 완성해가고 있다.

이상윤이 발탁될 당시 누구도 이가 붙박이로 활약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토록 빛나는 활약을 보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차범근감독의 파격적인 발탁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상윤은 반드시 필요할 때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내곤 한다.

원래 이상윤은 유난히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극적인 순간에 그의 플레이는 화려함이 더해진다.

95년 프로축구 왕중왕전이었던 일화 - 포항 경기 최종 3차전에서 이상윤은 연장전에서 골든골을 작렬시켜 소속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상윤의 플레이는 '허슬' 이라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179㎝.72㎏의 앙상한 체격, 도대체 스타다운 폼을 찾기 어려울만큼 엉성한 동작으로 그라운드를 달릴 때면 '저 선수가 정말 전후반 90분을 버텨낼까' 싶을 정도다.

그러나 이상윤은 믿을수 없는 스태미나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공이 있는 곳이면 반드시 모습을 나타낸다.

일화 소속으로 프로리그에서 활약할 때는 "볼 있는 곳에 이상윤이 있다" 는 얘기도 들었다.

이상윤은 태극마크에 관한한 누구보다 집착이 강하다.

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참가하고도 꿈에 그리던 월드컵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한이 그의 가슴속에는 선연한 아픔으로 살아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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