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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발표 ‘슈퍼 주니어’ … ‘열셋’의 위력 보여드릴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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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인터뷰를 잡아놓고도 줄곧 걱정했다. 무려 13명과 함께 하는 인터뷰라니. 10일 오후, 3집 앨범 ‘쏘리, 쏘리(Sorry, Sorry)’를 들고 본지 편집국을 찾은 ‘슈퍼주니어(이하 ‘슈주’)’. 개인 스케줄 때문에 희철·기범·한경 3명이 빠졌는데도 멤버들만으로 엘리베이터가 꽉 찼다. 멤버들 얼굴을 미리 급하게 외웠지만, 사실 몇몇 이름은 대화가 끝날 때까지 가물가물했다. 재치있기로 소문난 멤버들인 만큼 인터뷰는 순조로웠다. 누군가 멋진 대답을 하면 “역쉬~ ”라는 장난 섞인 탄성이 터져나오고, 한쪽에서 진지하게 답하는 동안 다른 멤버들은 귓속말을 나누며 킬킬거리는, 정신없으면서도 유쾌했던 ‘슈주’와의 한 시간.


◆노래보다는 개그? ‘웃기는 아이돌’ =“저희들도 이렇게 같이 뭉치는 게 오랜만이에요. 다들 개인활동으로 바빴거든요. 13명이 다 모이니까 그냥 규모만으로도 뭔가 해낼 것 같다는 자신감에 저절로 충만해지는 것 같네요.”(이특)

‘동방신기’ ‘빅뱅’ 이 지난해와 올해 가요계를 음악으로 휩쓸고 있는 동안 ‘슈주’의 활약상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 그 사이 멤버들은 다들 쉬지 않고 달리고 있었단다.

2007년 가을 2집 앨범 활동을 마치고 각자 버라이어티(우리 결혼했어요,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 밴드 오브 브라더스, 용형동제 등)와 라디오(슈퍼주니어의 키스더 라디오, 강인·태연의 친한친구, 신동·김신영의 심심타파 등)에서 진행자와 DJ로 활동했다. 중국 활동 유닛(unit)인 ‘슈퍼주니어M’은 지난해 중국의 각종 음악시상식에서 최우수 가수상을 휩쓰는 성과를 냈고, ‘슈퍼주니어T’는 트로트 ‘로꾸거’로 아이돌 그룹의 트로트 시장 진출에 불을 지폈다. 리더인 이특이 멤버들의 활약상을 한참 설명하고 있던 중, 신동이 불쑥 끼어들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저는 1년도 넘게 어린이 프로 ‘뽀뽀뽀 아이좋아’에서 ‘동그리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답니다.”

◆우리, 노래도 잘한다는 거=‘슈주’는 원래 출발부터 개인 활동을 염두에 두고 짜인 팀인 만큼 다양한 연예활동에 참여하는 건 당연했다. 그룹 이미지가 ‘버라이어티’로 고정되면서 음악으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3집은 그런 아쉬움을 떨치기 위해 준비한 야심작이다. “20곡이 넘는 곡을 녹음한 뒤 의견을 모아 12곡을 골랐어요. 기존 우리 음악보다 대중적이면서, 발라드와 브리티시팝 스타일까지 다양한 시도를 한 앨범입니다.”(강인)

발표와 동시에 각종 차트 1위에 오른 타이틀곡 ‘쏘리, 쏘리’는 반복적인 후렴구가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 그 외에도 ‘슈주’의 보컬 라인인 K.R.Y(규현·려욱·예성)의 호소력 있는 목소리가 살아있는 ‘이별…, 넌 쉽니’,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환희가 작곡에 참여한 ‘마주치지 말자’ 등의 곡이 발표와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환희 형이 녹음을 끝내고 나서 ‘너희들 이렇게 노래 잘했어? 그동안 몰랐네”라며 감탄하더라구요. 팬들에게도 그런 반응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려욱)

◆친밀함으로 길게 가는 아이돌 되고 싶어=이번 타이틀곡의 안무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을 지도한 세계적인 안무가 닉 베스가 맡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재밌게 춤췄어요. 13명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거대한 퍼포먼스가 될 겁니다.” 3집으로 활동하는 동안은 개인적인 스케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열셋의 위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동안 버라이어티로 갈고 닦은 친근한 이미지는 계속 가져가고 싶은 바람이다. “언제나 가까이에 있는 옆집 오빠 같은 느낌이 저희만의 장점이잖아요. 그런 편안함으로 서른, 마흔이 되어도 계속 살아남는 아이돌이고 싶습니다.”(이특)

인터뷰가 끝날 즈음, 말 없이 듣고만 있던 규현에게 “한 마디 해보라” 했다. “음, 이번 앨범은 한마디로 ‘쏘리쏘리한’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저희의 등장으로 한국 가요계가 단박에 정리될 것 같아 다른 가수들에게 미안하다는 의미죠.” “우왓, 대박 멘트!” 나머지 멤버들이 기다렸다는 듯 환호했다.

이영희 기자

사진 제공=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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