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내년 연봉 얼마가 될까…최소 100만불 '보증수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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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LA 다저스의 에이스로 우뚝 선 박찬호의 내년 연봉은 얼마나 될까. 한국 야구팬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관심사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연봉 1천만달러 (약 90억원) 의 선수가 양산되고 있다.

그러나 박찬호는 올해 27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14승8패를 기록한 박찬호의 올해 성적을 감안한다면 헐값이나 다름없다.

다저스의 입장에선 1승을 거두는데 2만달러밖에 들이지 않았으니 최고의 투자효과를 거둔 셈이다.

반면 5백만달러의 연봉을 받은 팀동료 라몬 마르티네스는 10승을 거뒀고, 3백만달러의 톰 캔디오티도 10승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박찬호도 3백만~5백만달러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선 박찬호는 내년시즌에 메이저리그 3년차가 된다.

99년 시즌이 끝나야 연봉재조정 협상을 벌일 자격이 갖춰지고 2000년이 돼야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즉 최소한 99시즌이 끝나고 나서야 천문학적 연봉을 넘볼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또 다저스의 전통도 무시할 수 없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의 인플레이션과 관계없이 '검소한 예산' 을 지켜온 구단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예로 노모 히데오는 지난해 13승을 올린 뒤 이듬해인 올해 9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또 이스마엘 발데스도 12승을 올린 뒤에야 80만달러를 받을 수 있었다.

이들에 비춰보면 박찬호는 내년에 1백만달러 안팎의 연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구단측은 박찬호를 묶어놓기 위해 다년 계약을 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엔 변수가 있다.

우선 올해부터 루키 최저연봉이 10만9천달러에서 15만달러로 치솟는등 연봉이 인상되는 추세다.

여기에 구단주가 피터 오말리에서 폭스그룹의 루퍼트 머독으로 바뀌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보수적인 오말리와는 달리 머독은 진보적인데 구단 연봉총액 1, 2위를 다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테드 터너 구단주와는 앙숙이다.

머독의 라이벌 의식과 진보적 경영철학이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박찬호의 내년 연봉은 1백만달러를 훨씬 넘을 가능성도 있다.

LA지사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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