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증권사 연봉제 도입후 고임금 철새족 출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미국 월스트리트처럼 돈많이 주는 회사를 좇아 철새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증권맨들이 국내 증권가에도 나타나고 있다.

증권계 경력 7년째인 A (34) 씨는 지난 6월 대형 증권사인 대우증권을 그만두고 중형사인 동원증권으로 옮겼다.

주가지수 선물.옵션업무가 전공인 그는 회사는 작지만 능력급제도에 마음이 끌렸다.

A씨로선 그동안 아무리 잘해야 월급에다 약간의 격려금을 받는게 전부지만 동원증권에선 자기가 올린 30%를 차지할 수 있다기에 선뜻 이동을 결심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동원증권으로 직장을 옮긴 경력 직원은 지난 4월 이후 모두 10명에 이른다.

다른 회사에서도 이같은 '고임금 철새족' 의 등장이 화젯거리다.

제발로 옮겨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스카우트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파생금융상품.리스크관리.펀드운용등의 전문직 또는 주식매매약정실적이 뛰어난 영업직으로 추진력이 강한 30대 초반의 대리 또는 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위탁수수료 수입 감소에 따른 파생상품등으로 업무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동아증권의 경우 최근 경쟁사로부터 20여명을 스카우트한 대신 30여명의 직원이 더 좋은 근무조건을 찾아 다른 회사로 옮겨갔다.

전체 직원이 4백20명선이므로 지난 6개월 사이 10%에 이르는 직원 이동이 발생한 셈이다.

증권계의 '사관학교' 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우수인력이 많은 대형 증권사일수록 이같은 스카우트 열풍이 더욱 강하게 불고 있다.

대우증권은 새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퇴직한 직원이 20여명에 이를 정도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증권사들이 중간정산제 실시와 함께 연봉제를 도입한 이후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풍속도다.

대우.동원.동양.유화.한화등 9개사가 이미 미국식 연봉제의 전단계인 인센티브제 또는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또 대우.동원.현대.동양등 상당수 증권사가 퇴직금 중간정산제를 실시해 퇴직금을 미리 받아든 직원들로선 마음대로 회사를 옮겨다닐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무엇보다 증권사들이 중간정산제 실시와 함께 연봉제를 도입한 이후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풍속도다.

대우.동원.동양.유화.한화등 9개사가 이미 미국식 연봉제의 전단계인 인센티브제 또는 성과급제를 도입했다.

또 대우.동원.현대.동양등 상당수 증권사가 퇴직금 중간정산제를 실시해 퇴직금을 미리 받아든 직원들로선 마음대로 회사를 옮겨다닐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 증권사간 스카우트 제한이 전면 폐지돼 증권사는 아무런 규제없이 스카우트를 할 수 있고 직원들도 자신의 의사대로 회사를 옮겨 다닐 수 있게 됐다.

증권사들도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신입사원 채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경쟁사의 인재를 끌어다 쓰는 쪽으로 인력정책을 바꾸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3월말 대비 8월말 사이 증권사 임직원은 6백48명이 줄어들었다.

올 하반기에 대부분 증권사들은 신규채용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동아증권 김영종 (金榮鍾) 사장은 "증권가의 인력시장에선 평생직장.충성.연공서열등의 개념들이 서서히 살아지고 있다" 며 "선진국 증시는 철저하게 실적 위주로 움직이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 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경우 매년 전체의 20~30%되는 증권맨들이 직장을 바꾸고 있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