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줄기세포 연구 지원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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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호 01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 재개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미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9일 오전 백악관에서 학자·법률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이 자리에서 정치적 논란을 접고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순수과학의 자리로 돌려놔야 한다고 호소할 계획이다. 재정지원 재개는 행정명령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IHT “오바마, 곧 정책 전환 발표할 것”

이에 따라 한국에서도 2005년 ‘황우석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 상태인 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미 언론들은 이번 조치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보수적 정책들을 뒤집는 작업으로 평가한다. 부시는 2001년 보수 기독교계의 주장에 따라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재정지원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생명체로 자랄 수 있는 인체 배아를 파괴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부시는 2006, 2007년에도 의회가 통과시킨 지원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반면 오바마는 연방 상원의원 시절부터 “부시 대통령은 더 나은 치료를 원하는 수백만 미국인의 희망을 짓밟고 있다. 그들에게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선 “과학자들의 국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계는 환영 분위기다. 하버드대 줄기세포연구소 조지 댈리 박사는 “연구팀이 새로운 활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을 연구하는 한 인사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아줄기세포는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는 수단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의 주가도 40% 안팎의 폭등세를 보였다.

그러나 보수단체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토니 퍼킨스 가족연구위원회(시민단체) 위원장은 “인간의 존엄성을 믿는 미국인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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