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열기… 김포·수원등 수도권 경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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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요즘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뜨겁다.

수도권 주요 인기지역뿐 아니라 그동안 미분양에 허덕이던 지방에서도 아파트청약 열기가 높아지면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등 주요지역의 기존 아파트는 값이 너무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많은데 비해 이들 신규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싸 내집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들 뿐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까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가운데 김포.용인등 전통적인 인기지구는 순식간에 분양이 마무리되고 특히 중대형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일부지역에서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분양된 김포풍무리 신동아아파트 1천2백64가구는 1순위에서 평균 4.7대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회사측에 따르면 모델하우스를 다녀간 수요자만도 4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례없이 열기가 뜨거웠다는 것이다.

서울진입이 편리한 입지조건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대거 몰린게 경쟁을 높인 원인이라고 회사측은 분석한다. 만약 49평형을 1억8천6백만원에 분양받을 경우 입주까지의 금융비용을 포함하더라도 5천만원정도의 시세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한국종합건설이 지난달초 시흥월곶에서 분양한 2천5백60가구 가운데 33~70평형의 중대형아파트 (4백32가구) 만 청약개시 5일만에 모두 분양됐다.

시흥연성지구도 올 상반기만 해도 미분양이 속출했으나 현재 분양중인 대우.삼호아파트에 대해서는 청약신청이 쇄도하고 있는데 1천44가구 가운데 20평형과 24평형을 제외한 중대형은 모두 분양됐다.

삼성물산이 최근 내놓은 수원탑동 2백99가구도 순식간에 분양됐으며 청구의 수원오목천 4백90가구도 평균 5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무리됐다.

수원과 시흥의 48평형대의 경우 분양가가 1억6천만원대로 기존아파트와 비교하면 4천만원선의 차익을 건질 수 있다는 점이 분양을 촉진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또 동성종합건설의 용인죽전 조합아파트 1천6백가구도 시세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려 4일만에 접수가 끝나는 호황을 누렸으며 인근에서 최근 벽산건설이 내놓은 조합아파트도 인기리에 분양되면서 2천만원선의 프리미엄까지 붙어 거래될 정도다.

이런 현상은 지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현대산업개발이 원주구곡지구에서 내놓은 2백60가구가 모두 분양돼 화제를 모았다.

구곡지구는 전형적인 미분양지역으로 주택업체들이 사업성을 우려해 택지를 잇따라 반납했던 곳이다.

또 이 회사가 악성 미분양지역인 순천왕지지구에서 분양한 3백97가구도 예상외로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계약이 완료됐다.

우성건설이 이달초 대전태평동에서 분양한 2천8백92가구도 당초 50%분양목표로 했던 회사측의 전망과 달리 10일 남짓한 기간동안 모두 팔렸다.

삼성건설의 대구성서지구 2천5백여가구도 소형평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팔려 현재 90%의 계약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신규시장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자 건설업체들은 올해중에 용인수지.김포.파주.남양주덕소등 수도권인기지역에서 아파트를 대거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건설의 정형기 (鄭炯基) 이사는 "기존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소비자들이 신규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며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자수요뿐 아니라 내집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움직임도 두드러진게 특징" 이라고 진단한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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