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원 변수일교수 '열흘에 논문 하나' 국제학술지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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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햇동안 유명 국제학술지에 무려 36편의 논문을 기고한 '괴력' 의 학자가 있어 화제다.

36편의 논문은 웬만한 국내 대학 1년치 이공계통 논문 전체와 맞먹는 것으로 한 사람이 제출한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양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재료공학과 변수일 (邊秀一.55) 교수. 邊교수는 지난해 '일렉트로킴 악타 (Electrochim Acta)' '코로전 사이언스 (Corrosion Science)' 등 국제 공인 학술지에 '알루미늄합금의 부식에 관한 연구' 등 36편의 논문을 기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열흘에 1건 꼴로 논문을 작성한 셈이다.

국내 이공계 대학교수.연구원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제논문색인 (SCI) 수록 학술지에 기고하는 논문의 수는 연평균 0.5편에 채 못미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서 SCI 논문을 가장 많이 내는 KAIST의 지난해 교수 1인당 평균 게재 건수는 2.9편이고 서울대의 경우 1편에 못미쳤다.

세계적으로 SCI 논문을 가장 많이 쓰는 미국 MIT의 경우 교수 1인당 연평균 6편을 제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ST 소속 3백30여명의 교수중 邊교수에 이어 국제논문을 많이 낸 교수는 25편을 쓴 김재관 (물리) 교수로 나타났고 10편 이상을 쓴 교수는 11명으로 나타났다.

邊교수의 전공은 금속부식및 전기화학 분야로 그는 지금까지 모두 2백여편의 SCI논문을 제출해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들은 "국제적으로 이름난 학술지에 연간 30편 이상의 논문을 기고하는 것은 한 시즌에 30개의 홈런과 30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야구선수에게 부여되는 '30 - 30' 클럽 가입에 견줄만한 일" 이라고 말한다.

오전7시 출근, 오후11시 퇴근을 생활화해 온 邊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6년 독일의 명문 아헨공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부터 KAIST 교수로 재직해 왔다.

2주마다 서울집에 올라와 가족 (부인과 1남1녀) 과 주말을 보낼뿐 평소엔 연구를 위해 KAIST가 자리한 대덕연구단지 인근 아파트에서 기거하고 있다.

평소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그는 실험실 문에 붙여놓은 글귀를 보라고 말했다.

'To be is to do (존재한다는 것은 일한다는 것이고) , To do is to be (일하는 것은 곧 존재하는 것이며) .Do - bee Do - bee (두 - 비 두 - 비 ; 이것이 그저 즐거운 인생이라네)' .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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