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산불로 속타는 인도네시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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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도네시아 숲속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 시커먼 연기가 연일 이 지역을 휩쓸면서 인도네시아는 물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등 인근 동남아 국가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최근 몇달간 수백건이 발생해 8만여㏊를 초토화시킨 화재의 주요 원인은 고무농사등 플랜테이션을 벌이는 업자들의 무분별한 방화. 업자들은 최근 엘니뇨 현상으로 밀림이 바짝 메말라 있는 것을 무시하고 불을 놓는 바람에 화재를 자주 일으키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렌가트 지역 주민 5만여명은 연기 때문에 앞이 안보일 지경에 이르러 즉각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가야 할 형편이라고 사르워노 쿠수마트마자 인도네시아 환경장관은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도 바람을 타고 날아온 연기가 현지 매연과 뒤섞여 심각한 공해상황이 유발돼 오염지수가 3백선을 넘어서자 모하마드 라흐마트 말레이시아 공보장관은 "만일 오염지수가 위급상황을 나타내는 5백을 넘을 경우 주민 2백여만명을 소개시킬 계획" 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은 자국에서 발생한 삼림화재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인접국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가 피해를 보고 있는데 대해 사과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화재를 일으키는 플랜테이션 업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법을 만들고 있는 중이며 17일부터는 말레이시아와 공동으로 인공강우작업을 준비중이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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