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무장공비 침투1년]공비 소탕에 공세운 사람들 현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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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잠수함을 타고 침투한 북한 무장공비 소탕작전때 혁혁한 공을 세웠던 '그때 그사람들' 은 1년이 지난 요즘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이들은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끝난후 외견상 모두 일상의 생활로 돌아왔으나 북한의 보복을 우려한 불안감과 중압감으로 세인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분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은둔생활 (?) 을 1년째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9월18일 오전1시20분쯤 강릉해안에 좌초된 북한 잠수함을 최초로 발견.신고해 무명의 택시운전기사에서 일약 유명인물로 떠오른 이진규 (李鎭圭.38) 씨. 신고후 각종 루머와 북한의 보복 우려에 시달려온 李씨는 지난1월 강릉시로부터 개인택시면허를 받아 현재 개인택시 영업을 하고 있다.

李씨는 요즘 주로 단골들을 상대로 장거리운행을 하는등 신변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4백만원짜리 단칸방에서 2천만원짜리 18평형 전세아파트로 이사한 李씨는 사건 발생 1년을 맞은 최근엔 언론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핸드폰등을 아예 끄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는등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강릉시강동면모전리 농장에 스며든 무장공비 이광수 (32) 를 발견, 경찰에 신고한 홍사근 (洪思根.61).정순자 (鄭順子) 씨 부부는 사건 이후 키우던 사슴을 모두 팔고 지금은 멧돼지 3마리를 키우며 살고 있다.

강릉시교2동 자택에서 맞벌이 부부인 둘째딸의 15개월 난 외손녀를 보는 재미에 빠져 있던 洪씨 부부도 최근 집을 비운채 외부인과의 연락을 끊고 있다.

잠수한 침투사건이 발생한지 만1년이 되는 18일은 군에 간 막내아들의 제대날이어서 더욱 뜻깊다.

또 강동면언별리 단경골에서 무장공비 3명을 발견, 군에 신고해 모두 사살하는 전과를 올리게한 안상규 (安相圭.37) 씨는 요즘도 단경골을 오르내리며 약초 캐는 일을 하고 있다.

강릉 = 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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