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생각합니다]고인돌 공원 조성보다 보존.관리에 철저토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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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강화도는 청동기시대를 전후한 고인돌 (지석묘) 이 많이 산재해 있는 선사의 고장이다.

특히 남방계와 북방계 고인돌이 혼재하고 있는, 흔치 않는 유적지다.

그런데 인천시가 강화 하점면 일대에 1만평 규모로 고인돌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강화지역에 흩어져 있는 고인돌을 이곳으로 모두 옮기고 유물전시관도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많은 고인돌을 한데 모아서 손쉽게 관리하고 이를 관광자원화해 지방재원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해 이런 계획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역사유적은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간 글자 그대로 문화유산이다.

조상들이 버리고 간 폐기물이나 유실물이 아니다.

특히 고인돌과 같은 선사유적은 역사성과 현장성에 그 가치가 있는 것이지, 석조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한데 모아서 돈벌이를 하겠다는 인천시의 발상은 위험천만이다.

역사유적은 말없는 기록이다.

이를 편의 위주로 함부로 옮기는 것은 역사왜곡이요, 문화유산 훼손이다.

그리고 고인돌을 박물관이나 전시장에 보관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천시는 고인돌 공원 계획을 취소하고 흩어져 있는 고인돌을 현 상태에서 잘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조채회〈서울마포구마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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