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러 지재권 협력해 기업 활동 도와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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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러시아와 한국 기업들이 상호 진출해 활동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특허·의장 등록을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한변리사회와 러시아 연방변호사협회의 협력은 그래서 더욱 필요합니다.”

대한변리사회의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미르조예프 가산 보리소비치(63·사진) 러시아 연방변호사협회장은 양국의 지식재산권 분야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리소비치 회장은 1일부터 4일까지 체류하면서 대한변리사회와 ‘한·러 지식재산권 공동 개발 협력위원회’ 협정을 맺고, 지식재산권 관련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러시아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나노 기술 등 신기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이런 분야를 활성화하려면 특허 관련 제도가 잘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번 협력위원회 차원에서 그런 제도를 만들어 양국의 이익을 보호하도록 하면 좋을 겁니다.”

그는 또 “양국 기업들이 상호 진출하면서 겪게 될 지적재산권 보호 관련 문제를 푸는 데 연방변호사협회와 대한변리사회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직과 노하우를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은 중소기업에는 협력위원회가 큰 힘이 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연방변호사협회는 현재 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과 협력 협정을 맺고 있으며, 국제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는 단계다.

그는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을 높게 평가했다. 러시아의 경우 시장경제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분야에서는 한국에 뒤처져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리소비치 회장은 “러시아는 기초연구 개발비의 경우 한국의 30배, 기초연구 인력은 20배나 많아 한국과 상호 보완적으로 협력할 분야가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현재 국제 수준에 맞게 러시아의 각종 지적재산권 규범을 만들어 나가고 있기도 하다.

지적재산권 보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복제’의 경우 중국만큼은 아니어도 러시아에도 횡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복제를 최소화해야 지적재산권 보호 선진국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다. 서울과 부산 등지를 돌아본 소감은 “경제적으로 대단히 발전했고, 건축 기술 등도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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