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임 외상 오부치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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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임 일본외상에 오부치 게이조 (小淵惠三.60) 전 자민당부총재가 내정됐다.

하시모토 류타로 (橋本龍太郎) 총리는 11일 자민당 의원총회에서 자민당총재 재선을 추인받는대로 단행할 개각에서 오부치파의 파벌영수인 거물 오부치 의원 (12선) 을 새 외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모토 총리 본인도 오부치파 소속이다.

동갑내기인 두사람은 63년 총선을 통해 함께 최연소 (26세) 로 의회에 진출한 이래 같은 당.파벌에서 절친한 친구이자 경쟁자로 34년간 의정생활을 해왔다.

스타일은 대조적이어서 하시모토 총리가 나서는 형이라면 오부치 의원은 막후조정을 도맡는 형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89명의 중.참의원 의원을 거느려 자민당내 5대파벌중 최대를 자랑하는 '보수본류' 오부치파 (舊다케시타파) 를 이끌게 된 것도 원만한 성품 덕분이었다.

오부치 의원은 현재 한.일의원연맹의 일본측 부회장을 맡고 있다.

기본적으로 친한파로 분류되며 한국 각계에 지인도 많아 한.일관계를 무리없이 끌고갈 것이라는 기대를 준다.

그러나 일본정계의 보수본류답게 우파성향도 다분하다.

그는 지난 4월 자민.신진당을 중심으로 발족한 초당파 모임인 '다 함께 야스쿠니 (靖國)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의 회장이다.

외상직 취임후에도 회장직을 고집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그는 평화헌법 개정운동을 지원하는 '일본의회 국회의원 간담회' 결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은바 있다.

와세다 (早稻田) 대 문학부를 졸업한 그는 부친의 뒤를 이은 2세의원 (군마縣) 으로 가토 고이치 (加藤紘一) 자민당간사장과 함께 하시모토 총리의 후임총리로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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