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7조 종이문서 처리비 전자문서 쓰면 1조원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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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 벤처기업이 ‘유포스트’라는 서비스를 3일 선보인다. 일반에게는 약간 생소하지만 ‘국가공인 통합전자사서함’ 정도로 보면 된다. 정부가 공인한 인터넷 공간에서 공공기관·금융회사의 고지서 등 아날로그 공문서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보관하고 유통시키는 일이다. 개인도 전자사서함을 개설하면 공문서를 이곳에서 체크하고 금융결제할 수 있다.

만만찮은 이 서비스를 개발한 곳은 스타뱅크라는 9년 된 중소 업체다. 1980, 90년대 ‘스타 학원강사’ 로 이름을 날린 김송호(55·사진)씨가 설립해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다. 한때 서울역 앞 대일학원에서 하루 총 4000여 수강생에게 ‘수학의 정석’을 가르쳤다. “90년대 초반 사설학원을 차려 경영할 때였어요. 영수증 더미에 싸여 일일이 기록을 대조하는 직원을 보며 전자어음과 전자문서의 필요성을 절감했지요.”

그래서 2000년에 전자어음 사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부터 디지털 전자문서의 전도사로 나섰다. 2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유포스트 서비스란.

“유포스트 홈페이지(www.upost.co.kr)에서 개인 전자사서함을 개통한 뒤 제휴 대상 리스트에서 자신이 원하는 기관이나 회사를 선택하면 된다. 그곳에서 발송되는 고지서·증명서·영수증 같은 종이문서의 내용이 전자사서함으로 들어온다. ”

-전자문서의 강점은.

“국내 공용 종이문서 처리 비용은 한 해 27조원으로 추산된다. 유통·보관 비용만 1조원이다. 요즘 같은 경제위기에서 전자문서는 경비 절감과 국민 편익을 두루 기할 수 있다. 국민 1인당 1 전자사서함 시대를 만들겠다.”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은 문제없나.

“정부가 공용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바꿔 보관하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KTNET·LG CNS·삼성SDS·한전KDN·하나INS에 이어 지난달 중소 업체로는 유일하게 우리도 사업자가 됐다. 정부가 녹색뉴딜 차원에서 이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 올해가 전자문서의 ‘대중화 원년’이 될 것 같다.”

-참여하는 곳은.

"우리은행·신한은행·비씨카드·기은캐피탈·KTF·포스데이터는 주요 주주회사다. 삼성카드·교보생명 같은 금융회사를 비롯해 SK텔링크·한국인삼공사 등 100여개사가 제휴사다. 한해 종이문서를 1억3000만 건 발송 는 국민연금공단도 경영혁신 차원에서 유포스트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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