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이인제 손잡을까…측근들 물밑접촉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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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순 (趙淳) 민주당 총재와 이인제 (李仁濟) 경기지사 중심의 신한국당 민주계 연대설이 나오고 있다.

李지사가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아직까지는 서로가 밑그림을 그려보는 수준이다.

그러나 두 사람 주변인사들의 움직임은 상당히 활발하다.

민주계 중진인 서석재의원은 최근 이중재 (李重載) 민주당 고문을 만나 "기회가 되면 같이 일해보도록 하자" 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李지사는 김영삼대통령과의 청와대오찬이 있은 지난달 27일 아침 민주당 장경우 (張慶宇) 부총재와 만나 얘기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조만간 다시 회동을 갖고 두 세력간의 연대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양측에서는 '민주계.민주당.통추' 의 3각 연대설도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3金청산' 이라는 이미지를 갖춘 세력들의 연합이라는 점에서 김대중 (金大中).김종필 (金鍾泌) 두 야당후보들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 각종 여론조사결과 표가 중복된다는 현실적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는 때문이다.

민주계는 통추세력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서석재의원이 지난 1일 제정구 (諸廷坵) 의원을 만났고, 서청원 (徐淸源) 의원도 지난주 諸의원과 김원기 (金元基) 대표를 연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추가 선뜻 민주당에 동참하지 않고 향후 정국추이를 지켜보기로 방침을 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趙총재의 한 측근인사는 "李지사측과 당장 합당 내지는 후보단일화를 이뤄내기는 어려운 만큼 '공동협의체' 와 같은 기구를 만들어 후보단일화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세력의 연합은 아직 '그림' 에 불과할뿐 현재로선 실현가능성이 그다지 크지않아 보인다.

집권당을 뛰쳐나와 출마하려는 李지사가 후보를 趙총재에게 양보할리는 만무하고 趙총재 또한 연령으로 보나 소신으로 보나 출마뜻을 굽히지 않으리라는 것이 정설이다.

실제 趙총재는 3일 "신한국당이 둘로 갈라질 가능성이 큰 것같다" 고 내다보면서도 "그렇게 될 경우 (연대는) 어디까지나 나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고 잘라 말한 것이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준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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