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反이회창 세력 '후보교체' 불지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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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 안에서 휴화산이 활동을 개시했다.

반 (反) 이회창대표 인사들이 후보교체론의 공론화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李대표의 두 전직대통령 사면건의 불발 파문은 이들의 행보를 한층 가속화한 꼴이 됐다.

민주계 핵심인사들과 이인제 경기지사 그룹.박찬종 (朴燦鍾) 고문등으로 대표되는 반李대표 인사들은 이번 파문을 李대표측의 정치력 부재라고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李대표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 는 것이다.

병역문제에서 출발해 기아사태 개입, 대통합정치론, 全.盧씨 추석전 사면건의 파문등 자충수만 두어온 李대표의 정치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의미다.

심지어 서석재 (徐錫宰).서청원 (徐淸源)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계 일부 인사들은 정발협의 재건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지난 주 시.도지부장 인선에서 李대표측이 반대편 인사들을 제외시킨 사건이 이들의 세력화를 부추겼다.

민주계 인사들의 움직임과 병행해 李지사측도 연일 대책회의등을 열고 독자출마를 겨냥한 당 위기론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당장 이들은 4일 치러질 안양만안 보선에서 신한국당이 패배할 경우 李대표 책임론을 한 목소리로 들고나올 태세다.

오는 8일 의원.지구당 연석회의가 D데이라고 한다.

이들은 이 책임론을 후보교체론 공론화로 이어가며 李대표를 압박한다는 복안이다.

때문에 당내에선 추석을 전후해 李대표의 지지율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후보 교체론의 불길에 휩싸일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김영삼대통령조차 이들을 만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1일 朴고문에 이어 3일엔 서석재의원이 金대통령과의 오찬회동에서 당 위기론을 정식 제기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반李대표 인사들의 지향점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민주계 인사들은 李지사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후보 교체론의 명분을 살리기 위해선 대안후보의 존재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를 만난' 반李대표 인사들이 후보 교체론으로 李대표를 압박하고 李지사마저 독자출마를 선언하면 여권엔 일대 파문이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반李대표 인사들의 심상찮은 움직임은 분당설까지 낳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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