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뚝섬 돔구장 백지화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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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울시는 2002년 월드컵조직위원회가 뚝섬돔구장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르지 않을 경우 돔구장 건설을 백지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조순 서울시장은 1일 서울시 정례간부회의에서 "돔구장이 월드컵과 무관하다면 계획 자체를 없었던 것으로 해야 한다" 며 돔구장을 건설키로 했던 LG와의 구장매각 계약 취소를 시사했다.

이 경우 서울시는 LG그룹에 최소한 5백여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금을 물게 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위약금등을 우선 부담한 뒤 월드컵조직위에 구상권을 행사, 월드컵대회 입장료등을 차압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을 지어달라는 월드컵조직위의 요청에 따라 뚝섬부지를 매각했으므로 월드컵조직위가 경기개최 계획을 변경할 경우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고 주장했다.

서울시의 이같은 방침은 월드컵조직위가 당초 뚝섬돔구장에서 월드컵 경기를 치르겠다고 약속한 뒤 최근 입장을 바꿔 뚝섬돔구장에선 월드컵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통고해온데 대한 압력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대선출마를 앞둔 조시장이 뚝섬부지 매각에 대한 특혜 의혹이 제기된데 대한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백지화 발언을 강하게 비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시의회와 체육계 일각에선 서울시가 LG그룹에 뚝섬돔구장 부지를 주변 부동산 시세의 3분의1 수준인 평당 3백만원씩에 매각, 특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LG그룹은 "뚝섬경기장은 국제축구연맹 (FIFA) 의 규정에 맞춰 월드컵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건설될 것" 이라며 "월드컵 후에는 투자비 회수를 위해 축구장.야구장등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고 밝혔다.

LG그룹은 조시장의 돔구장 백지화 시사에 대해 "만일 백지화될 경우 부동산 매입비용 2백억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도 불사하겠다" 고 반응했다.

LG그룹은 서울성수동 뚝섬 일대에 오는 2002년 3월까지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개폐식 돔구장을 짓기로 하고 최근 설계를 마쳤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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