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남북 이른 시일 내 대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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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를 통해 “남과 북은 이른 시일 내에 대화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은 “조건 없는 대화의 문은 지금도 활짝 열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90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옥 여사, 이 대통령, 김영일 광복회장, 김형오 국회의장. [오종택 기자]


이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북한 동포의 삶과 행복을 가장 걱정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라며 “북한을 진정으로 지켜주는 것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아니라 남북 협력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누구도 한반도의 안녕과 평화를 훼손해서는 안 되며, 그것은 결코 성공할 수도 없다”며 “우리는 비핵화의 과정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과감하게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으로 인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남북한의 대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남과 북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평화적으로 공존·공영해 나가자고 합의해 왔다”며 “저는 이런 남북 간 합의사항을 존중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1운동의 정신에서 경제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자고도 제안했다. 그는 “지난날 숱한 역사의 고비와 굴곡을 거쳐 왔지만, 당면한 경제위기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3·1운동에서 선열들이 보여준 자기 희생과 화합의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위기를 남들보다 빨리 극복해 내는 것은 물론 사회 각 부문을 개혁해 선진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면서 “힘들다고 변화와 개혁을 멈출 수는 없으며, 원칙을 버리고 우회할 수는 더더욱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에 맞춰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행사를 금년에 열 것”이라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무한 책임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통상 3·1절 기념식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것과는 달리 이날 기념식은 9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독립기념관에서 처음 개최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뉴질랜드·호주·인도네시아 방문을 위해 2일 오후 출국한다. 총 6박7일간의 일정으로 8일 귀국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및 경제 살리기에 기여하기 위한 경제·에너지·자원 외교가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3일), 케빈 러드 호주 총리(5일)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뉴질랜드,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한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6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내 조림지 추가 확보와 지하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 에너지·자원·삼림 협력 증진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한승수 국무총리와 관련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외교·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 등 현안을 점검했다.

서승욱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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