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벼랑 끝서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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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알렉세이 스메르틴(뒤)이 포르투갈 데쿠의 겨드랑이 사이로 팔과 다리를 넣어 공을 뺏으려 하고 있다. [리스본 AP=연합]

이베리아반도 서쪽은 환호성으로 넘쳐났고, 동쪽은 침묵과 불안감에 휩싸였다.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17일(한국시간)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A조 예선 2차전에서 상반된 결과를 얻었다. 포르투갈은 러시아를 완파해 8강 진출의 가능성을 살려냈지만 스페인은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고도 그리스와 1-1로 비겨 8강 가도에 안개가 꼈다.

다득점에서 조 1위가 된 그리스(1승1무.골득실 +1)가 예선 탈락이 확정된 러시아(2패)와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르기 때문에 두 팀 중 한 팀은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1승1무.골득실 +1)과 포르투갈(1승1패)은 21일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스페인은 비겨도 되지만 포르투갈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개최국 포르투갈은 리스본의 루즈 스타디움에서 러시아를 2-0으로 꺾었다. 포르투갈은 전반 7분 브라질에서 귀화한 데쿠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강하게 찔러준 볼을 마니셰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카로운 발리슛으로 러시아 골문을 열었다.

전반 추가 시간에 러시아 골키퍼 오브치니코프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손으로 공을 쳐냈다가 석연찮은 레드카드를 받았다. 숫자에서도 우세를 보인 포르투갈은 후반 43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크로스를 후이 코스타가 터치슛, 쐐기골을 뽑아냈다.

스페인 응원단이 점령하다시피 한 포르투의 베사 스타디움. 스페인은 전반 28분 라울 곤살레스가 상대 백패스를 가로챈 뒤 힐패스를 하자 모리엔테스가 수비 한명을 제치고 시원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그리스는 후반 21분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바실리스 차르타스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최전방으로 길게 찔러준 볼을 안겔로스 카리스테아스가 잡아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빠지는 동점골로 연결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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