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일부,후보교체 공론화 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연쇄회동을 하는 신한국당내 민주계 일부가 1일 당내 모든 현안의 공론화 (公論化) 를 이회창 (李會昌) 대표에게 촉구하고 나섰다.

李대표 아들의 병역문제.지지율 대책등 껄끄러운 문제를 쉬쉬할게 아니라 당차원에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자는게 표면적 명분이다.

그러나 안양 보선 (4일) 결과와 추석전후 李대표 지지율을 예의주시중인 민주계 일부가 사실상 '후보교체론' 제기를 위한 수순 (手順) 밟기에 착수했다는게 대체적 시각이다.

1일 오전 당무위원 임명장을 받으러 李대표를 찾아온 서청원 (徐淸源) 의원은 "당 단합이 안되고 李대표 두아들 병역문제로 당이 어려운데 근본대책을 찾아야 한다" 며 "이같은 모든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 고 요구했다.

徐의원은 또 "신한국당은 공당 (公黨) 이며 李대표의 당은 아니다" 고 못박은 뒤 "사당 (私黨) 이 아닌 만큼 문제가 있으면 당당하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자" 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그는 "지역별.계파별로만 모여 현안을 논의하기 보다 전체 지구당위원장회의를 열라" 며 백화제방 (百花齊放) 식 회의를 요구했다.

최근 단행된 시.도지부장의 전격 교체절차, 친이 (親李) 대표계 중심의 李대표 지지모임과 측근중심의 당운영을 지적한 것이라는게 徐의원측 얘기다.

당사방문후 기자들과 만난 徐의원은 후보교체론에 대해서도 "각자 생각이 있을 것이며 자연스레 얘기가 될 것" 이라고 밝혀 공론화 대상에 후보교체도 포함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63빌딩의 민주계모임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오갔다.

서석재 (徐錫宰).서청원.김찬우 (金燦于).김동욱 (金東旭).이강두 (李康斗).유용태 (劉容泰).이재오 (李在五) 의원등의 모임 직후 이재오의원은 "여론조사를 액면없이 수용해야 하며 당내외 모든 현안을 가감없이 논의해야 한다" 고 결과를 정리했다.

모임에서는 안양만안 보선 결과, 추석때까지의 李대표 지지율 반등 (反騰) 을 지켜봐야 하므로 아직 후보교체론을 꺼낼 시점은 아니지만 "이런 문제까지 공론화해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고 李의원은 전했다.

李대표는 이날 徐의원에 대해 지구당위원장회의 개최를 약속하고 "대표와 당에 잘못이 있으면 서슴지말고 지적해 달라" 며 끌어안는 자세를 취했다.

당내에서도 민주계 인사들의 구체적 대안 여부와 결집력에는 적잖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후보교체론'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만큼 안양만안 보선의 패배 때는 한차례 소용돌이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