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안양 만안 보궐선거…김대중·김종필,유세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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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두 金총재가 'DJP연합군' 을 대거 이끌고 안양에 내려왔다.

안양만안 보궐선거전을 치르는 김일주 (金日柱.자민련) 야당연합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29일 오후 안양초등학교에서 있은 정당연설회에서 양당총재는 어느때 보다 강력한 '연대 (連帶) 의 모습' 을 연출했다.

바로 하루이틀전만 해도 TV토론회에서 "단일화를 깨라는 의견이 있다 (JP)" "9월말까지 이룰 것 (DJ)" 이라며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던 두 사람이다.

먼저 등단한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 총재는 "정권교체는 이 시대 정치의 최고선이며 국민회의와 자민련만이 이를 이뤄낼 수 있다" 고 주장, "단일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여러분이 반드시 김일주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 고 강조했다.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 총재도 "두 당이 손을 잡고 공동정권을 창출해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대표의 '대통합론' 에 대해선 "자기 당도 못 추스르면서 무슨 대통합이냐" 며 "두 야당의 굳건한 공조를 흔들려는 얄팍한 꾀일뿐" 이라고 격렬히 성토했다.

찬조연설은 자민련에서 이태섭 (李台燮) 부총재, 변웅전 (邊雄田).이양희 (李良熙) 의원, 국민회의에서 안동선 (安東善) 부총재, 최희준 (崔喜準) 의원, 이준형 (李俊炯.안양만안) 위원장이 번갈아 했으며 양당의 의원 60여명이 참석해 '위용' 을 과시했다.

김일주후보는 "반드시 당선해 김종필.김대중총재의 정권교체에 견마지로 (犬馬之勞) 를 다하겠다" 고 기염을 토했다.

이날 연설회장엔 국민회의를 탈당한 이석현 (李錫玄) 의원의 '남조선 명함사건' 을 성토하기 위해 6.25참전단체등이 맞불시위를 할 것같다는 첩보가 있어 초긴장 상태에서 진행됐다.

수백명의 경찰과 선관위직원들이 연설회장 주변을 빽빽이 둘러싸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무소속의 김영호 (金英浩) 후보가 다소 처진 가운데 신한국당의 박종근 (朴鍾根) 후보와 빡빡한 2파전을 벌이는 金후보측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계속 우위를 보이고 있다" 며 승리를 장담했다.

金.朴후보측은 상대방에 대해 흑색선전.금품제공 증거를 각각 잡았다며 고소하는등 보선전은 과열대결로 치닫는 양상. 다음달 4일의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신한국당의 李대표는 책임론이 제기돼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이며 야당의 두 총재에겐 예산재선거 실패에 이어 'DJP파괴력' 에 대한 의구심이 광범위하게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JP의 위기감은 특히 더하다.

따라서 안양만안 보선은 결과가 어떠하든 이른바 '9월대란설' 등 정계변화의 한 징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안양 =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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