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14승 놓쳐…7회 어이없는 동료실책 2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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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LA 다저스의 '코리안 특급' 박찬호 (24)가 어이없는 내야실책으로 다 잡은 14번째 승리를 놓쳤다.

박찬호는 27일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6과3분의2이닝동안 3안타.볼넷2개.삼진7개.1자책점으로 역투했으나 동료들의 어처구니없는 실책과 구원투수 대런 홀의 컨트롤 난조에 따른 볼넷으로 동점을 내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9회초 상대실책과 3안타를 묶어 6 - 4로 신승했으며 승리투수는 8회말 2사부터 마운드에 오른 대런 드라이포트에게 돌아갔다.

박찬호는 올시즌 13승6패를 유지했으나 방어율은 3.19에서 3.12로, 상대타자 타율은 2할1푼3리에서 2할1푼으로 낮아졌다.

올해 첫 패배를 안겨줬던 파이어리츠를 맞은 박은 이날 최고시속 1백55.2㎞의 강속구를 뿌리며 설욕의 집념을 불태웠다.

다저스 타선도 1회초 집중 5안타로 4점을 끌어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말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 상쾌한 출발을 보인 박찬호는 2사후 3번 앨 마틴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실점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박은 4번 데일 스웨임을 3루땅볼로 잡아낸 것을 신호로 6회말까지 16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 14승과 두번째 완투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그러나 악몽의 7회말. 마틴 외에 1루조차 밟아보지 못하던 파이어리츠 타선은 2번 저메인 앨런스워스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박찬호는 홈런을 날렸던 마틴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이 위기에서 박은 4번 스웨임을 삼진, 5번 터너 워드를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해 한숨 돌렸으나 6번 조 랜다에게 다시 내야안타를 허용, 2사 만루로 몰렸다.

박의 불운은 7번 제이슨 켄들의 타석에서 고개를 들었다.

켄들이 때린 내야플라이는 투수와 포수 사이로 치솟았고 박은 무사히 위기를 넘기는 듯했으나 포수 마이크 피아자.1루수 에릭 캐로스가 서로 공을 잡으려다 부딪치며 볼을 떨어뜨려 2, 3루 주자가 잇따라 홈인해 순식간에 4 - 3이 되며 2사2, 3루로 돌변했다.

빌 러셀 감독은 박찬호가 대타 마크 스미스에게 또 볼넷을 허용해 만루가 되자 대런 홀로 교체했고 홀은 제구력 난조로 밀어내기를 허용, 동점이 되며 박의 승리가 날아가버렸다.

한편 박은 9월1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바뀌어 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하게 됐다.

피츠버그 = 허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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