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 아파트에서 처음으로 분양가가 내렸다. 그것도 국제업무지구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주택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용산에서다.
대우건설은 용산구 효창동 효창3구역을 재개발하는 효창파크푸르지오를 3.3㎡당 1800만~2000만원에 다음 달 초 분양한다고 25일 밝혔다. 77~146㎡ 총307가구 중 165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77㎡ 4억3000만원, 109㎡ 6억원선, 146㎡ 8억9000만원 정도다.
이는 지난해 11월 바로 옆 신계동 신계구역 재개발 단지의 분양가보다 3.3㎡당 400만~500만원 낮은 것이다. 이 아파트는 당시 최고 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서 대부분 마감됐다. 서울 재개발 단지들은 지난해까지 최고 수십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과 조합은 분양가를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계구역 단지와 비슷하게 3.3㎡당 2400만원까지 받기로 했다. 효창공원을 끼고 있고 교통 등 입지 여건이 신계구역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강북권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분양시장이 크게 위축되자 분양가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대우건설 조재욱 차장은 “미분양을 최소화하고 분양을 빨리 끝내는 게 조합과 시공사에 이득이라는 판단에서 싸게 분양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밝힌 분양 주택 양도세 완화는 서울을 제외했기 때문에 분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합과 시공사 측은 견본주택 비용을 줄여 분양가를 낮추는 데 보태기로 했다. 사이버 견본주택만 운영함으로써 견본주택 부지 250㎡의 임대료 5억원과 건축비 10억원을 합쳐 15억원을 줄일 수 있다.
올해 재개발 단지로 첫 분양하는 효창파크푸르지오의 분양가 인하는 다른 재개발 단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경기침체가 심해지고 강북 집값 약세가 이어지면 높은 분양가로는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