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새 헬기 필요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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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0년이 넘은 대통령 전용 헬기의 교체 계획을 미루며 예산 절약 솔선수범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에게 2005년부터 국방부가 추진해 온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Marine One)’의 교체 계획 재검토를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주지사와 상·하원 의원,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재정 관련 주요 관계자 회의’ 석상에서 나왔다. 일부 참석자들은 국방부 무기구매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예산 절감을 위한 개혁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해 대선에서 오바마의 경쟁자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새 마린 원 도입에 필요한 예산이 2005년 계약 당시 61억 달러에서 현재 112억 달러로 늘었다”며 “이 정도면 대통령 전용 비행기 ‘에어 포스 원’ 제작 프로젝트보다도 더 많다”고 비판했다.

오바마는 “안 그래도 국방부에서 (마린 원) 제작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 대해 검토 중이었다”며 “지금 있는 헬기도 충분히 훌륭하며, 새것으로 바꿀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린 원 교체 계획은 현재 사용 중인 헬기가 노쇄해 테러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마련했다. 2005년 차세대 마린 원으로 록히드 마틴의 VH-71 기종이 최종 선정돼 28대를 구매키로 계약했다. 그러나 새 헬기의 기능 추가를 놓고 록히드 마틴과 미 해군, 백악관 등이 의견 차이를 보여 제작 비용 증가의 한 원인이 됐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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