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북한 대사관…중동·북아프리카 거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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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카이로 주재 북한대사관은 중동.북아프리카 외교의 기본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모로코와 겸임토록 돼있는 이곳에 부부장 (차관) 급 외교관을 파견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비중 때문이다.

심각한 외화난에도 불구하고 공관과 별도로 문화회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는 김일성.김정일 관련 도서나 영화감상회가 자주 열린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화를 벌기 위해 이곳마저 현지인들에게 장소를 빌려주고 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또 회교국가인 이집트에서는 마약거래등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한 대신 몰래 술을 반입해 고가에 파는 수법으로 외화를 벌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90년대초에는 전 인민무력부장 오진우 (吳振宇) 의 사위 부부가 서기관으로 근무했으며 한때 중국 탈출설이 나돌던 아들 오일중 (현재 사단장 근무) 도 무관으로 이곳을 거쳐갔을 만큼 핵심 고위층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이집트는 중동전쟁 당시 공군사령관이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시 북한이 공군 조종사와 교관을 파견해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그동안 단독수교국으로 남아있었으나 95년 4월 한국과 수교하면서 혈맹관계가 다소 느슨해진 상태다.

북한은 58년 7월 카이로에 무역대표부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61년 11월 총영사관 개설, 63년 8월 대사급 국교수립등을 통해 교류를 강화해왔다.

양국간 교역량은 95년 현재 2백만달러 수준이고 가축사육 합작사업을 위해 북한 기술자가 파견돼 있으며, 이집트의 제2군사박물관과 역대 대통령 동상건립을 지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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