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용구장 건립 합의는 했지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서울시가 22일 축구전용구장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그동안 서울시와 축구계가 대립양상마저 보여온 서울의 월드컵 유치 문제가 일단 마무리됐다.

그러나 서울시의 전용구장 건립안은 현단계로서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않은 '원칙론' 에 지나지않는 것으로▶재정확보▶경기장 부지확보▶건립일정등 핵심적인 과제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다.

우선 재정문제는 그동안 서울시가 '전용구장건립' 에 난색을 표명해왔던 가장 중요한 이유다.

조직위는 이날 서울시.정부.조직위.축구협회등이 협력해 재정을 확보하자며 서울시의 전용구장 방침을 이끌어냈으나 당초 서울시의 요구사항이었던 정부지원문제가 아직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

문체부의 협력의사는 얻어냈지만 정부예산편성은 재정경제원등 관련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에따라 조직위 관계자들은 "결국 최종적으로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 고 보고 있다.

최창신 조직위 사무총장은 "98월드컵을 개최하는 프랑스의 경우 9개 구장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재정을 확보했지만 파리 인근 생드니구장은 정부가 50%를 지원했다" 며 정부지원을 강조했다.

조직위가 밝힌 전용구장 건립비용은 총 3천5백억원 규모. 6만5천석규모의 경기장건립에 따른 순수 건축비는 1천5백여억원이지만 경기장 관련시설과 도로등 주변시설을 포함하면 최소한 이 정도는 든다는 것이다.

결국 서울시가 분담키로한 것으로 알려진 '1천억원' 은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2천5백억원을 어떻게 염출하느냐는 문제가 남게된다.

조직위는 또 "빠른 시일안에 마스터플랜을 확정하겠다" 고 밝혔지만 건립일정도 만만치않은 문제를 안고있다.

건축전문가들은 설계.기초공사.건축에는 최소한 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늦어도 2002년 상반기까지 완공하기위해서는 내년초까지는 부지확보.관련법 통과등 설계이전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하는 숨가쁜 일정상의 부담을 안게됐다.

서울시의 새로운 전용구장 건립안에 대해 찬.반론이 끊이지않고 있는 서울시의회에서의 통과와 지방정부지원에 대한 정부의 결정등이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시가 전용구장 후보 부지로 밝힌 상암동의 경우 택지개발지구로 부지확보에 어려움이 덜하지만 방이동의 경우 그린벨트인데다 시유지가 30%밖에 안돼 부지마련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상암동이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상국.신성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