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지역사회 정신건강 자원봉사단' 재활 캠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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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14일 경기도양평군의 청운인성수련장. 만성 정신질환자들이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재활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눈이 약간 흐릿하고 몸짓이 불안정한 환자들이 흰 티셔츠에 붓으로 그림을 그려넣다가 옆에서 대학생들이 농담을 건네자 이내 환한 얼굴을 하며 웃는다.

"이거 너무 시시한데, 다시 다른 그림을 그려볼까. " 한 정신질환자가 티셔츠를 펴보이며 다시 해보겠다고 하자 10여명의 조원들이 모두 "에이…" 하며 놀려댄다.

95년5월 대학생들이 결성한 '지역사회 정신건강 자원봉사단 (CMHV)' 이 14일부터 2박3일간 제3회 재활캠프 (함께사는 마을 만들기) 를 청운인성수련장에서 가졌다.

이 봉사단은 주로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뒤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고있는 만성 정신질환자들을 돕기위해 만들어졌다.

이번 행사의 참가자는 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평택대등 10여개 대학의 CMHV 소속 대학생 봉사자 1백여명과 정신질환자 99명,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등 모두 2백30명. 환자들은 17세부터 60세까지 연령폭이 크지만 대부분 성인들이다.

대학생 한사람당 2만5천원씩 돈을 내 행사를 준비했으며, 국립정신병원.풍납종합사회복지관등 12개 기관들이 도움을 줬다.

캠프 첫날인 14일의 프로그램은 ▶정신질환자들이 티셔츠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티셔츠 만들기▶환영의 밤▶별자리 관찰등. 이튿날은 최고령 환자인 강천수 (60) 씨등 환자들과 대학생들이 훈련장 뒷산을 올라 3시간30분에 걸친 산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저녁때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학생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환자들과 1대 1로 파트너가 되어 돌봐주고 교수.의사.사회복지사들은 정신질환자들이 정상인으로 사회에 복귀하는데 필요한 전문적인 지도를 해주었다.

대학생 CMHV 단장 김수산 (金水山.25.서울대의대 본과3) 씨는 "남과 사귀기를 싫어하는 정신질환자들이 캠프후 보통 3~4개월씩 기분이 좋아졌다는 보고가 있다" 며 "지역사회 정신질환자들에게 사회가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CMHV는 컴퓨터 통신에 포럼을 개설, 2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매월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미나.훈련등을 하고 있다.

호출기 연락은 015 - 355 - 7108 (진경태) .

이창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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