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대형株 선호 소형株는 작전 主대상 중형株 찬밥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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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대형주와 소형주가 주식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틈바구니에서 중형주가 맥을 못추고 있다.

중형주란 자본금 3백50억원 이상~7백50억원 미만 공개기업의 주식으로, 올들어 시장의 무게중심이 대형.소형주에 극단적으로 치우치면서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전반적으로 내리는등 올들어 더욱 활력을 잃어 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본금 규모별 주가지수는 지난 20일 현재 대형주와 소형주가 연초대비 각각 16.4%, 20.2%오른 반면 중소형주는 오히려 6.4% 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4.1% 올랐다.

종합지수 변동에 대한 주가의 상대적 반응정도를 나타내는 '주가반응도' 역시 중형주는3월 이후 줄곧 하락곡선을 그려 6월초 0.9를 밑돌았고 8월 들어서는 0.8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중형주는 종합주가지수가 오르는 만큼 함께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 4월까지 증시침체기에는 종목별 호재를 지닌 소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해오다가 외국인 자금유입으로 촉발된 5월 이후 주가상승기엔 장세가 대형주 위주로 급속히 전환됐기 때문" 으로 풀이했다.

시장의 중심이 이처럼 소형주와 대형주 양극단을 시계추처럼 오가는 양상을 띠는 바람에 중형주가 관심을 끌 여지가 예년보다더욱 적었다는 것이다.

원래 대형주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핵심블루칩등 우량주들이 많이 포진해 있고, 소형주는 주가변동이 심해 성급히 시세차익을 올리려는 작전세력이나 단기투자가들이 몰려 각각 증시호황기와 침체기에 힘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중형주는 상장주식수가 7백만~1천5백만주에 달해 시세조종이 어려운데다 주가를 선도하는 업종대표종목 또한 많지 않은 편이어서 투자심리상 대형.소형주보다 관심권에서 밀려나기 쉬운 속성이 있다.

7백69개 상장사 종목가운데 중형주는 영진약품 (자본금 3백50억원)에서 현대종합상사 (7백43억원)에 이르기까지 1백29개이며 소형주와 대형주는 각각 5백31, 1백9개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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