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들,30대 여성용 의류 틈새시장 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깡마른 아가씨들이나 입을 법한 꼭 끼는 옷, 아니면 천편일률적으로 펑퍼짐한 아줌마 옷. 단 두 가지의 선택사항을 놓고 늘상 고민할 수 밖에 없었던 게 대다수의 평범한 여성들이다.

딱히 뚱뚱하다곤 할 수 없지만 나이 들며 적당히 군살이 붙은 몸매의 30대 이상 여성들은 멋낼 자유조차 누리지 못했던 셈. 최근 몇몇 의류 브랜드들이 치수나 디자인면에서 이들 소비자층을 '배려' 하기 시작했다.

20대초반의 젊고 날씬한 여성들을 위한 옷으로 잘 알려진 ㈜데코의 아나카프리는 올가을 약간의 변신을 시도했다.

유행을 민감하게 반영한 디자인은 예전과 변함이 없지만 주로 허리 25인치반짜리 옷만을 만들던 데서 탈피한 것. 27인치.28인치반등으로 치수를 다양화, 모델처럼 날씬하기 힘든 일반적인 (?) 여성들도 입을 수 있는 옷들을 내놓았다.

"20대 못지않은 패션감각을 갖고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사람들도 고려한 옷" 이라는 게 아나카프리 김혜진이사의 말. 반면 40~50대를 대상으로 허리 30인치 이상의 옷을 만들어온 ㈜LG패션의 그레이스는 치수에 따라 디자인을 이원화한 경우. 지금까진 30인치짜리든, 36인치짜리든 옷 스타일이 풍성하긴 마찬가지여서 상대적으로 날씬한 축인 30인치 여성들의 불만을 사왔다.

도통 맵시가 나지않는다는 것. 이번 가을부터 그레이스는 똑같은 소재의 옷이라도 30~32인치는 요즘 유행을 가미, 허리선을 더 많이 집어넣어 날씬해보이도록 했다.

34인치 이상인 사람들은 맵시보다는 편안함을 우선시하므로 기존의 넉넉한 디자인을 고수키로 했다고 이미자 실장은 전한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