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러시아에서 지켜야할 6가지 사업수칙…월 스트리트 저널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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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외국 기업인들에게 요즘 러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어려운 무법천지의 나라로 보인다.

구소련 붕괴후 자본주의 체제를 받아들인지 얼마되지 않아 법.제도가 미비한데다 마피아를 비롯한 갱들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아 남을 수 있는 법. 현지 사정을 충분히 파악하고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면 얼마든지 사업에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현지 진출업체들의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들이 러시아에서 지켜야할 6가지 사업수칙' 을 소개했다.

▶안전한 사업을 선택하라 = 러시아의 국익을 위협하는 사업이나 갱들의 돈줄을 건드려서는 절대 안된다.

담배.술.금속사업이 그런 범주다.

러시아 내무부자료에 따르면 95년 한해에 이런 분야에서 수십명의 국내외 사업가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보호망을 확보하라 = 마피아등 범죄조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한다.

공식 경호회사나 전직KGB요원을 고용하고 아예 마피아조직과 줄을 대는 것도 한 방법이다.

범죄조직들은 보호비명목으로 매출액의 25%까지 요구하기도 하지만 인구 1억5천만명의 황금시장을 노리려면 이 정도 비용은 각오해야 한다.

▶사업파트너를 확실히 파악하라 = 앞서 언급한 든든한 보호망을 확보하면 동시에 해결되는 문제다.

특히 전직 KGB요원으로 구성된 경호전문업체라면 이런 문제에 정통하다.

사안에 따라 사업파트너를 조사할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비용은 건당 1천5백~2만5천달러선이다.

▶사법절차에 지나친 기대를 걸지 말라 = 문제가 생기면 악수로 해결하는 것이 상책이다.

사법절차를 지나치게 믿거나 언론에 기대다간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세무당국을 속이지 말라 = 러시아는 세금이 엄청나다.

그러나 그렇다고 세무당국을 속이면 엄청난 재앙을 입을 수 있다.

어떻게 아는지는 몰라도 마피아가 이를 알아차리고 테러를 가한다는게 현지 업체들의 체험담이다.

▶지나치게 몸사릴 필요는 없다 = 앞서 언급한 룰을 벗어나지 않으면 별다른 문제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물론 갱들도 큰 수입원인 외국인 기업들을 배격하지 않으며 적정한 이익분배만 이루어지면 오히려 사업을 적극 돕는다.

[모스크바 = 안성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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