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인왕 후보 하승진·강병현 KCC 승리 꿰는 실과 바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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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쿼터에 하승진(右)이 골밑슛을 성공시킨뒤 강병현과 펄쩍 뛰며 몸을 부딪치는 골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양반의 도시답지 않게 전주 팬들은 농구팀 KCC의 경기에 미친다. KCC가 전날 SK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는데도 22일 전주체육관은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을 정도로 가득 찼고 원정 선수들에게 위압감을 줄 정도의 폭풍 같은 함성을 터뜨렸다.

KCC의 귀염둥이 두 신인이 화끈한 쇼로 홈 팬들의 성원에 답했다.

2쿼터 1분쯤 가드 강병현이 골밑의 하승진에게 패스를 찔러 줬다. 수비수를 완전히 속인 패스를 받은 하승진은 쉬운 골밑 슛을 성공시키면서 자유투까지 얻어냈다. 두 선수는 NBA 선수들처럼 번쩍 뛰어 몸을 부딪히며 골 세리머니를 했다. 2쿼터 7분 하승진이 자유투를 놓치자 강병현이 리바운드를 잡아 골을 성공시키면서 두 선수는 다시 한번 뛰어올라 몸을 부딪혔다. 전주 팬들은 NBA의 올랜도 매직에서 호흡을 맞췄던 섀킬 오닐과 앤퍼니 하더웨이의 이름을 따 두 선수를 ‘하킬’과 ‘강페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KCC가 22일 전주에서 2위 모비스를 89-75로 꺾었다. KCC는 24승19패로 삼성과 함께 공동 3위가 됐다. 3연승 중이던 모비스는 27승16패로 선두 동부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하승진은 12득점에 8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기록은 대단치 않았지만 하승진에게 파울 작전을 쓰던 모비스 선수들이 줄퇴장됐기 때문에 공헌도는 더 컸다. 강병현은 9득점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남겼다. 수비가 좋고 팀의 스피드를 확 끌어 올리는 선수여서 나타난 기록보다는 큰 도움이 된다.

두 선수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하승진은 “병현이가 온 후 팀이 좋아졌기 때문에 병현이가 신인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병현은 “대형 신인인 승진이가 타야 한다”고 말한다. 강병현은 KCC에서 평균 11.3득점, 3.4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하승진은 8.8득점에 7.3리바운드, 0.3어시스트다.

KCC 주전 포인트 가드 임재현은 12월 13일 어깨를 다친 후 두 달 여 만에 경기에 나와 9득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모비스는 힘 한번 써 보지 못하고 완패했다. 올 시즌 초반 KCC에 3연승 했지만 강병현이 가세한 후 2경기에서 모두 졌다. 모비스 관계자들은 플레이오프에서 KCC를 만나면 괴로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선두 동부는 부산 원정에서 KTF를 90-85로 눌렀다. 웬델 화이트가 발목을 접질려 나오지 못했는데 김주성이 32득점·6리바운드·3어시스트를 하면서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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