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고시촌을 연구한 연세대 대학원 손희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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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고시촌을 연구한 손희연씨는 "언니가 사법시험준비를 하며 힘들어하던 모습, 주변의 선배.동료들이 젊은 날을 소진하는 풍토가 안타까워 테마로 잡게 됐다" 며 연구동기를 밝혔다.

- 고시준비생의 정체성은 일반 사회인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소속된 사회현실과 긍정적으로 교류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그러나 고시준비생들은 현실에 대한 철저한 부정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정체성의 모순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 기간이 장기화되는 것이 문제다. "

- 고시촌 문화의 특징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고시준비생을 편안하게 해주는 문화환경이다.

그들이 혼자서 휴식을 즐기고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게 해주는 놀이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동적으로 문화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소극적이고 폐쇄적인 성향이 문화 저변에 깔려있다. "

-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고시문화는 자유로운 선택의 문화여야 한다.

고시촌 문화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현실이 되어야 하고 인간적 교류와 사회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시험준비과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국은 법조인을 권력계층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로 양성하는 시스템으로 법학교육과 법조인 선발제도가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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