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균형 발전은 포기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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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공정의 84%가 이뤄져 여객·화물터미널과활주로가 모습을 드러낸 무안공항. 양광삼 기자

감사원의 김제.무안공항 사업 재검토 통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전북도는 "감사원의 지적은 지역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이며, 김제공항을 당초 계획대로 개항할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하게 촉구하겠다"고 15일 밝혔다. 한계수 정무부지사는 "김제공항은 1998년 정부 용역 결과 타당성이 입증된 사업인데 뒤늦게 경제성을 문제삼아 연기한다면 누가 국가 시책을 믿겠느냐"고 말했다.

열린우리당.민주당 도지부는 "전북은 전국 시.도 중 유일하게 공항이 없는 '항공 오지'로, 새만금간척사업.군장국가산업단지 등의 성공을 위해 김제공항 신설은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전주상공회의소도 "김제공항 주변 인구가 150만명에 이르고 충청권 승객 유입까지 포함하면 수요가 충분하다. 고속철 개통에 따른 이용률 저하만을 이유로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성명서를 냈다.

송기태 회장은 "수요가 부족한 지역에 공급을 않겠다는 것은 지역 균형 발전에 정면으로 위반된다. 그런 논리라면 이미 투자가 많은 경상권에만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제공항은 1400여억원을 들여 백산.공덕면 47만여평에 추진해 왔다. 현재 전체 부지의 74%를 매입한 상태로, 연말 안에 공사를 시작해 2007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전남도.무안군도 투자 유치와 지역개발 등의 차질을 우려하며, 무안공항을 계획대로 2006년 6월 완공해 주도록 건교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무안공항 개항에 대비해 공항지원팀을 만들어 일본 수학여행단 유치 등 공항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 왔다. 공항건설 공정율이 연말에 90%에 이르는 만큼 예정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목포상공회의소도 무안공항 개항시기 조정에 강력 반발했다. 윤용화 사무국장은 "개항 연기는 목포 신외항 개항과 2005년 말 도청 이전에 따른 서남권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개항 일정이 다시 연기되면 정부 시책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3000여억원을 들여 망운면 78만평에 짓고 있는 무안공항은 2000년 착공, 현재 8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4일 고속철의 개통 등으로 이용객 수요가 예상을 밑돌고 경제적인 타당성이 떨어진다며 김제.무안공항의 개항 시기와 사업 규모를 재조정하도록 건교부에 통보했었다.

장대석.천창환 기자 <dsjang@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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