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 열리는 욍드푸트 GC…난코스 '악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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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콩그레셔널의 러프와 오거스타 내셔널의 그린이 뭉쳐진 코스. 97PGA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윙드푸트GC 웨스트코스를 일컫는 말이다.

윙드푸트GC는 뉴욕에서 자동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있는 동부지역 최고의 명문. 1923년 개장한 이래 US오픈 4회 (29년.59년.74년.84년) , US여자오픈도 2회나 열린 유서깊은 코스다.

코스 길이는 6천9백66야드로 원래는 파72의 코스지만 이번 대회에선 롱홀 2개를 미들홀로 바꿔 파70이 됐다.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다는 점에선 올 US오픈 경기장인 콩그레셔널GC와 비슷하며 그린의 미끄럽기는 마스터스의 오거스타 내셔널GC 못지 않다.

이곳에서 열린 지난 74년의 US오픈을 '윙드푸트의 대학살' 이라 부를 만큼 난코스로 악명이 높다.

당시 출전 선수들의 평균타수는 6.99오버파 76.99타. 우승자 헤일 어윈의 성적도 7오버파 2백87타였다.

코스 전체가 아름드리 나무숲 속에 위치해 있고 풀 길이 15㎝가 넘는 러프 역시 한번 빠지면 1타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린은 매끄럽기 짝이 없는데 측면 경사가 심해 쇼트퍼팅이라고 방심하다간 3퍼팅, 4퍼팅이 예사다.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도 2m 내리막 퍼팅을 실패, 홀컵을 7m나 비껴나가게 한적이 있다.

4백40야드가 넘는 7개의 긴 미들홀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 이중에서도 롱홀을 미들홀로 바꾼 9번홀 (4백96야드) , 마지막홀인 18번홀 (4백48야드) 과 1번홀 (4백46야드) 은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다.

파3 10번홀도 승부처. 불룩하게 솟은 그린 중앙에 정확히 볼을 정지시키지 못하면 그린을 에워산 3개의 깊은 벙커에 빠지고 그린을 오버하면 바로 OB다.

코스가 길어도 좁은 페어웨이 때문에 드라이버를 활용할 기회는 적다.

US오픈과 같이 길고 정확한 롱 아이언 샷이 승부의 관건. 74년 우승자 어윈 역시 롱 아이언이 장기였다.

그는 84년에도 막판에 역전당했지만 4라운드 내내 선두권을 지키며 이 코스에서 강한 면을 보였었다.

어윈과 비슷한 스타일인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저스틴 레너드가 주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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