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속 한국민속촌 야마가타현 '고려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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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일본내 첫 한국민속촌인 고라이칸 (高麗館) 이 문을 열었다.

일본 동북지방인 야마가타 (山形) 현 모카미 (最上) 군 도자와무라 (戶澤村)에 건립된 고라이칸은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을 단일주제로 만들어진 대규모 테마파크. 다음달 1일 정식오픈을 앞두고 마무리 단장이 한창이지만 지난1일부터 임시개장, 손님을 받고 있다.

단청을 입힌 기와집과 팔각정, 키가 큰 장승과 각종 석조물등으로 이뤄진 고라이칸은 야마가타현에선 뱃놀이로 유명한 모카미강 나루터 언덕에 우뚝 솟아있어 앞으로 일본인들은 물론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관광객들에게도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라이칸은 물산관.식문화관.역사관.놀이마당.정원등으로 꾸며졌다.

물산관에는 우리나라 전통민예품.건강식품등이, 식문화관에는 전통발효식품과 각종 김치들이 전시돼 있다.

다타미가 아니라 마루가 깔린 전통음식점 유미정에서는 불고기.나물.김치에 우리나라소주가 제공된다.

무궁화가 둘러선 놀이마당에서는 사물놀이와 제기차기, 윷놀이등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예컨대 윷놀이 판이 마당에 새겨져 있고 경기방법도 안내판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포석정.해태상등도 모두 서울에서 제작돼 온 것으로 고라이칸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라이칸이 들어선 언덕은 본래 10여년전 산사태가 나 쓸모없이 버려졌던 땅. 하지만 도자이무라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한국을 좀더 객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올바로 인식하도록 해주자" 는 목표 아래 고라이칸을 짓게 됐다.

총면적 3만6천평에 달하는 고라이칸을 건설한 도자이무라촌장 신도마사아키 (進藤正明) 는 "인구 6천9백명에 불과한 시골마을에서 공사비만 1백억원이나 되는 고라이칸을 만들자니 기획에서 완공까지 5년이나 걸렸다" 며 "앞으로 고라이칸에서는 농악제.제기차기.윷놀이.한국전통음악제등을 정기적으로 열어서 일본내에서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최대.최고의 명소로 키워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도자이무라는 전통적으로 농업만을 고집해 오던 폐쇄적인 마을이었다.

하지만 지난 85년부터 충북 제천군 송학면과 유기농업에 관련된 기술을 상호교류하고, 한국처녀 75명이 국제결혼해 이주해옴으로써 '한국붐' 이 일기 시작했다.

도자이무라 관계자들은 앞으로 고라이칸에서는 한국출신 부인들의 도움을 받아 김치 담그기, 한복입기등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도 많이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 이순남 기자

*여행쪽지

◇ 볼거리 = 야마가타현 고라이칸 (高麗館) 을 가다보면 미야기 (宮城) 현 와카야나기초 (若柳町)에 위치한 다이린지 (大林寺) 를 지나게 된다.

이 절 경내에는 안중근의사가 쓴 '위국헌신군인본분 (爲國獻身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 이란 글귀가 높이 2.5의 비 (아래 사진)에 새겨져 있어 방문객의 눈길을 붙잡는다.

1909년 일본수상 이토히로부미 (伊藤博文) 를 사살하고 체포돼 여순감옥에 있던 안의사는 당시 그의 담당간수였던 일본헌병 지바도시치 (千葉十七)에게 이 글을 써주었다.

특히 이 글은 안의사가 죽기 5분전에 쓴 마지막 유묵으로 유명하다.

안의사는 대한의병군 참모중장이었다.

지바는 안의사의 군인다운 당당함과 고결한 인품에 감동, 이 글을 대를 이어 간직하고 있다가 안의사 탄생1백주년이 되던 지난 79년 한국정부에 되돌려 주었다.

현재 이 절의 주지 사이토 야스히코 (齊藤泰彦) 는 대웅전 한켠에 안의사의 글을 모시고 안의사와 지바사이의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기리고 있다.

다이린지 (0228 - 32 - 2020) . 야마가타현은 자오 (藏王).시라부 (白布).긴잔 (銀山) 등 온천이 많아 온천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 먹거리 = 야마가타현은 동쪽으로 동해 (일본해) 를 접하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다.

또한 자오산맥을 끼고 있어 산채요리와 메밀국수도 유명하다.

◇ 가는길 = 서울~센다이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 1시간 40분소요. 센다이에서 고라이칸까지는 차로 2시간30분 걸린다.

아시아나항공 (02 - 758 - 8114) .

◇ 여행문의 = 일본국제관광진흥회 (02 - 732 - 7525) , HIS여행사 (02 - 755 - 4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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