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성, 중국에 팔려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북한의 식량사정이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일본의 소식통들은 북한여성 다수가 인신매매조직을 통해 중국남성과 결혼하고 있으며 북한 국내에는 농촌에서 도시로의 '민중 대이동' 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 인신매매 성행 = 북한여성들은 중국 지린 (吉林) 성 등지에서 1인당 2천위안 (元)~3천위안 (약30만원) 을 받고 주로 조선족인 중국인 남성들과 결혼한다고 도쿄 (東京) 신문이 13일 전했다.

거래는 전문 인신매매조직에 의해 이뤄지며 대금은 북한여성이 조직의 도움으로 중국 영내에 밀입국한 뒤 북한내 가족들에게 전달된다.

인신매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행중이며 일부 조직이 중국당국에 의해 적발되기도 했으나 구체적인 가담조직의 숫자나 거래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실정. 북한남성이 중국에 밀입국, 조선족 밑에서 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 민중대이동 = 미국정부 소식통은 12일 "북한 지방주민의 10%이상이 식량을 찾아 도시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 밝혔다.

지지 (時事)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은 "식량사정이 가장 나은 인구 2백만명의 평양시는 이 때문에 인구가 두배 가까이 불어난 것같다" 고 말했다.

지방민 중에서도 주로 여성과 어린이의 이동이 많으며 평양.남포.원산등 도시지역은 물론 국제기관의 원조식량 배급소가 있는 곳에도 이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국제기관 당국자도 평양시내 공원.공공시설에서 쇠약한 모습의 유랑민들을 목격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도쿄 = 노재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